김창원 국민은행 신탁본부 상무. 케이비국민은행 제공.
케이비(KB)국민은행은 최근 훗날 치매에 걸릴 것에 대비한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에 이어 혼자 남겨질 반려견을 위한 상품인 ‘펫 신탁’ 등 아이디어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 1일 <한겨레>와 만난 국민은행 신탁본부장 김창원(55·사진) 상무는 “신탁상품 개발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화, 1인 가구 확산,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탁시장 점유율 국내 1위 은행인 국민은행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개발한 상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한편, 별도의 상품개발팀에 8명을 배치한 뒤 새로운 신탁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상무는 “일본만 해도 사람들이 노후를 대비하거나 증여, 유산 상속 등을 위해 신탁상품을 많이 활용한다”며 “이번에 내놓은 ‘펫 신탁’도 일본에서는 이미 인기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신탁상품 개발의 핵심 열쇳말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다. 실제 신탁상품을 문의하는 이들은 노후와 치매, 상속 등을 걱정하는 세대가 많았다고 한다. 다음으로 비혼과 1인 가구 확산 등 ‘사회의식 변화’다. “펫 신탁은 출시하자마자 반려견을 자식처럼 키우는 이들의 상품문의와 가입이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과 같이 금리가 낮을수록 신탁상품을 활용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하는 신탁상품을 통해 기존 예금보다 나은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자녀에게 증여하며 절세를 할 수 있는 상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권했다.
김 상무는 “윤종규 케이비금융지주 회장이 늘 강조하듯, 앞으로 은행이 살아남으려면 은행원들은 ‘양손을 다 쓸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요구되는 보수적이고 깐깐한 업무처리 능력에 더해 창의성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1월 신탁본부장으로 부임한 그는 매주 말단 직원까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연구발표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아직 국내 신탁시장 규모가 충분히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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