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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고삐 풀린 가계대출…금융당국 뒤늦게 “특별점검”

등록 2016-10-10 22:33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금융위에서 열린 금융개혁 정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융개혁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금융위에서 열린 금융개혁 정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융개혁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임종룡 금융위원장, 총량관리 나서
대출 증가 속도 빠른 은행에 경고

은행 여러 곳 이미 목표치 초과
한발 늦은 대출 죄기 실효성 의문
제2금융권 파급 ‘풍선효과’ 우려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세를 살펴 은행권의 속도 조절을 압박하는 ‘특별점검’ 카드를 빼들었다. ‘8·25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되레 과열돼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들어온 데 따른 것이다. ‘가계부채 총량관리제’ 도입에 공식적으론 고개를 저으면서도, 총량에 실질적인 고삐를 죄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그러나 상당수 시중은행이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상황이어서, 뒤늦은 대응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은행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연말 가계대출 잔액 목표치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금융회사는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융감독원이 특별점검을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말, 은행들은 2016년 가계대출 잔액을 얼마나 늘릴 예정인지 연간 증가액 목표를 정해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근거로 은행들의 자체 총량 관리를 점검할 셈이다.

하지만 시중은행 상당수는 이미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뒤늦은 점검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의구심을 자아내는 배경이다. 현재 6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9월 말 기준)은 지난해 연말 대비 엔에이치(NH)농협은행이 11.9%, 신한은행이 7.9%, 우리은행이 7.6% 늘어나는 등 증가율이 3.4~11.9% 수준이다. 이들이 연간 증가율 목표치를 약 5%로 잡았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증가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다. 실제 신한·우리·농협·케이이비(KEB)하나은행 등은 연말이 한참 남았는데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거나 거의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은행권의 가계대출 목표 달성률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시중은행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26조3천억원으로 잡았지만 상반기에 벌써 19조3천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6개월 만에 목표 달성률이 73.4%에 이르는 것이다. 게다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가계대출 증가세는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 시즌인 연말이 다가오면 은행 지점들끼리 성과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본점에서 가계대출을 줄이라고 해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뒤늦게 회초리를 들 경우 제2금융권으로 가계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목표치를 새로 제출받는 등 증가세를 점검하고 있다. 몇몇 시중은행들은 미국 금리 인상 조짐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등에 대한 우려로 이미 대출을 줄여나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은행권 점검 효과로 제2금융권으로 리스크가 옮겨갈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더 큰 범주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이번 조처의 한계를 시인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추가 조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위적인 총량 관리로 가계부채를 단기에 과도하게 억제하면 경제 전반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서울 강남 등의 재건축 시장 과열이) 8·25 가계부채 관리 대책 때문에 발생했다던가 하는 해석은 대책을 내놓았던 상황이나 그 이후 결과와 동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정훈 임지선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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