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남부지방부터 장마철 시작이 예보된 가운데, ‘자동차 침수’ 보험 처리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안전처 집계를 보면,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를 당한 차량은 최근 10년(2005~2014년) 동안 6만2860대(피해액 325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 이후엔 2005~2009년에 견줘 피해 차량이 2.5배, 피해액은 3.6배로 늘었다. 최근 들어 서울 등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도시홍수’의 영향 탓이다.
만일 내 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침수를 당한다면, 이미 가입해 둔 자동차보험만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21일 손해보험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침수 피해를 당한 경우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돼 있다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주차장에 둔 차량이 침수되거나 태풍·홍수 등으로 차량이 파손된 경우, 물이 갑자기 불어난 곳을 지나다가 차량이 잠기거나 고장이 난 경우 등은 보상받을 수 있는 셈이다. 보상금은 침수되기 전 상태로 원상복구 하는 데 드는 비용만큼 지급되는데, 사고 시점의 자동차 가액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차량 침수로 입은 모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침수된 차량에 두고 내린 내비게이션이나 트렁크에 보관했던 물품 등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 또 깜빡하고 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놨다가 차량이 침수된 경우에도 ‘차량 관리상의 과실’로 간주돼 보상을 받을 수 없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 밖에 차량통제가 이뤄진 구간에서 무리한 운행을 했거나 주차금지구역에 불법주차를 했을 경우에도 보상을 받기 어렵다.
침수로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도 보험료 할증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침수 피해는 자연재해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사고인 만큼, 다음 해에 보험료가 인상되지는 않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정상 주차한 차가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침수됐다거나 운행 중 갑자기 물이 불어나 침수된 경우에는 보험료 할인만 1년 유예될 뿐 보험료 인상은 없다. 다만, 침수에 대비하도록 이미 경고를 한 한강둔치 등에서 침수가 됐다면 운전자 부주의가 인정돼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침수로 인해 차량이 완전히 파손돼 2년 내에 다른 차량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엔 손해보험협회가 발행하는 자동차 전부손해증명서를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에서 직접 발급받아 첨부하면 된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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