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증가율…20대·50대도 껑충
부족한 생활비·학자금 빚내서 충당
부족한 생활비·학자금 빚내서 충당
최근 8년 동안 6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 부채 증가율이 30·40대에 견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층의 은행 신용대출 증가율도 30~40대에 견줘 훨씬 컸다. 안정적인 소득 기반이 없는 고령층과 청년층이 생활비나 학자금 마련을 위해 빚을 크게 늘린 것이어서, 가계 부채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 이후 ‘연령대별·금융업권별·대출종류별 가계 대출 증감 현황’을 공개했다. 대출자를 연령대별로 구분해 대출액 증감 추이를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를 보면, 지난 2006년 말 365조1362억원이었던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말 615조5885억원으로 8년 새 68.9%(251조4523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319조9912억원에서 512조627억원으로 60%(192조715억원) 늘었다.
연령대별 대출액을 보면, 빚 상환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60살 이상 대출자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각각 129.6%(48조7806억원→112조19억원)와 100.6%(45조9669억원→92조2297억원) 늘어, 대출 증가율이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50대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도 각각 116.4%(85조5089억원→185조4억원)와 83.2%(80조459억원→146조6098억원) 늘어, 증가율이 60살 이상 대출자의 뒤를 이었다. 20대의 경우 신용대출이 74.1%(14조6627억원→25조5250억원) 늘었다. 특히 20대가 은행에서 빌린 신용대출은 99.8%(8조4158억원→16조8174억원)나 급증했다. 다만 20대의 주택담보대출은 되레 7.8% 줄었다. 안 의원은 “등록금을 내느라 20대 청년층의 은행권 학자금 대출은 크게 늘어났지만, 20대의 주택 구입 여건은 더 나빠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의 대출 증가율은 고령층이나 청년층에 견줘 상대적으로 낮았다. 30대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각각 19%(89조5997억원→106조5814억원)와 42.2%(70조3209억원→99조9943억원) 늘었고, 40대는 각각 54.7%(132조4237억원→204조8695억원)와 35.5%(108조9948억원→147조7040억원) 증가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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