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1%대로 진입하자
외환 등 시중은행 잇따라 인하
24일 출시할 전환대출도 촉매제
연 2.6% 2억원 월대출이자 43만원
외환 등 시중은행 잇따라 인하
24일 출시할 전환대출도 촉매제
연 2.6% 2억원 월대출이자 43만원
기준금리가 연 1%대(1.75%)에 진입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2%대로 떨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하나둘씩 대출 금리를 2%대로 낮추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순 2% 중반대 전환대출까지 내놓을 예정이라 이런 추세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외환은행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3년 후 변동금리 전환)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다음날인 13일 최저 2.72%, 최고 3.02%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거래를 시작할 때 적용하는 금리는 국고채 금리가 오르내림에 따라 바뀌는데, 대개 국고채 금리의 변동이 다음날 주택대출 금리에 반영된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지난 12일 1.9%로 떨어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3일 0.03%포인트가 더 빠지면서 1.87%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3.02%인 외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16일부터 2.99%로 내려가게 된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외환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자 할 경우 큰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연 2%대의 대출 금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뿐만 아니라 시중 다른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3년 후 변동금리 전환)은 최저금리가 2.9%까지 내려왔으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95%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98%까지 하락했다. 우리은행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2.88%까지 떨어졌으며, 인터넷 대출상품인 ‘아이터치 아파트론’의 금리는 이보다 더 낮은 2.68%가 됐다.
특히 금융당국이 24일부터 각 은행을 통해 출시할 2%대 ‘안심전환대출’ 상품은 시중은행의 추가적인 대출 금리 인하 경쟁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장기 분할상환형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려고 내놓는 이 상품의 금리는 애초 2.8~2.9%로 예고됐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금리가 2% 중반대로 내려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2% 중반대 전환대출이 출시된다면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대거 몰릴 수 있다”며 “전환대출로 빠져나가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대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고객이 대출금리 2.6%에 2억원을 대출받으면 1년 동안 지불해야 하는 이자는 520만원, 한달 이자는 43만원 수준이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내려가면서 은행 고객들의 금리 부담은 줄어들게 됐지만,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가계부채의 위험은 더욱 커질 거라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 대출을 통해 늘어난 가계 빚은 39조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통상 가계 빚이 줄어드는 1월조차 가계대출이 늘고, 2월 증가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가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금리도 올라가 가계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