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63)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3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 뱅킹 업무를 시행하는 등 해외 영업을 강화해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으로 김정태 현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이날 김 회장을 비롯해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의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과 최종 토론을 거쳐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 그룹 내 하나·외환 두 은행의 통합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저성장·저마진의 금융환경을 대비해야 할 시점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외부인사의 영입보다는 내부에서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게 회추위 쪽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이후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저금리 구조 고착화 등 경제와 금융환경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국내에서는 순이자마진(NIM)과 수수료 수입 등이 저조한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영업과 역량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에서 캐피탈 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현재 캐나다 법인에서 시범운영 중인 인터넷·모바일 기반의 금융서비스인 원큐 뱅킹을 올해 상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국내 기반이 탄탄해야 한다”며 “(이의신청 등) 법적 대응도 있겠지만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음달 6일 이사회를 거쳐 같은 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상임이사로 확정된 뒤 연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2018년 3월까지 3년이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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