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 농협금융지주 회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인터뷰]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농협이 가진 실물(농협경제지주) 부문의 기술력과 금융을 하나로 묶어 국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2%대로 반토막 나자, 은행의 예금·대출 수익(90%)에 기대 안주해왔던 금융업체들이 발빠르게 국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 중 최대 규모(1398개)의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외 진출 등 국제화에선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던 엔에이치(NH)농협금융지주도 이 중 하나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차별화’된 농협만의 국외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임 회장은 “무작정 외국에 나가서 지점을 늘리거나 외국 회사를 사들이는 방식의 국외 진출은 많은 비용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성공하기도 굉장히 어려운 방식”이라며 “성공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실물 기술을 수반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 회장이 주목한 것은 농협의 ‘경제사업부문’이다. 그는 “우리 농협 경제사업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농협의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을 함께 묶으면 차별적인 국제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닭고기 소비가 많아 양계사업에 관심이 많은 중동에 농협이 가진 발달된 양계사업 기술을 수출하고, 이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 등으로 금융 부문도 국외에 동반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임 회장은 “아직 얘기하긴 이르지만 실제 (이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다”고 귀띔했다.
“저금리 시대 수익구조 변화 필요
동반진출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
더 빠르고 편리한 금융거래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 방안 검토” 임 회장이 국외 진출을 고민하는 까닭은 말 그대로 시대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다. 그는 “압축성장 시대를 거치며 실물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치중하다 보니 금융권의 수익 구조가 이자 수익(90% 이상) 위주로 단순화됐다. 하지만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엔 이처럼 단순한 수익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의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고, 비은행 부문의 사업 비중을 국내 금융권 중 최대 수준인 33%로 높이는 등 포트폴리오를 새로 짠 것도 수익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게다가 인터넷 전문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핀테크’(금융+기술의 합성어)가 금융권의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음이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임 회장은 이에 대해 “신용카드 보급률이 20% 수준밖에 안 되는 중국 같은 곳에선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에 적합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스마트금융 환경이 잘된 곳도 없다”며 새로운 기술의 위협성에 대해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그는 “고객들이 원하는 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금융거래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결국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비대면 금융거래를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어떤 식으로 도입할 것인지로 핀테크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회장은 “결국 정부가 규제를 어떤 식으로 풀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농협은 이미 스마트금융부를 스마트금융센터로 승격시키는 등 규제 완화의 방향에 맞춰서 대응책을 마련할 내부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규제 방향에 따라 가능하다면 우리도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동반진출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
더 빠르고 편리한 금융거래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 방안 검토” 임 회장이 국외 진출을 고민하는 까닭은 말 그대로 시대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다. 그는 “압축성장 시대를 거치며 실물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치중하다 보니 금융권의 수익 구조가 이자 수익(90% 이상) 위주로 단순화됐다. 하지만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엔 이처럼 단순한 수익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의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고, 비은행 부문의 사업 비중을 국내 금융권 중 최대 수준인 33%로 높이는 등 포트폴리오를 새로 짠 것도 수익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게다가 인터넷 전문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핀테크’(금융+기술의 합성어)가 금융권의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음이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임 회장은 이에 대해 “신용카드 보급률이 20% 수준밖에 안 되는 중국 같은 곳에선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에 적합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스마트금융 환경이 잘된 곳도 없다”며 새로운 기술의 위협성에 대해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그는 “고객들이 원하는 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금융거래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결국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비대면 금융거래를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어떤 식으로 도입할 것인지로 핀테크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회장은 “결국 정부가 규제를 어떤 식으로 풀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농협은 이미 스마트금융부를 스마트금융센터로 승격시키는 등 규제 완화의 방향에 맞춰서 대응책을 마련할 내부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규제 방향에 따라 가능하다면 우리도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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