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방안 없어”
금융위 26일 안건 상정 불확실
금융위 26일 안건 상정 불확실
‘케이비(KB) 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을 받는 케이비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사퇴를 거부하면서, 케이비의 엘아이지(LIG) 손해보험 인수가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위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례회의 때 케이비의 엘아이지 손보 인수(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안건으로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현도 금융위 금융제도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심사 요건 가운데 지배구조 문제를 포함한 경영관리 능력이 포함돼 있는데, 지배구조 개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확정적인 방안이 없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이 건을 회의에 올릴 수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12월에 열리는 두차례 정례회의 때도 안건이 상정될지 불투명하다.
이경재 케이비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9명의 사외이사들은 주주총회(21일)를 앞두고 마지막 열린 12일 임시 이사회에서 사퇴 여부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이사회는 이날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티에프팀(TFT)을 구성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사퇴를 거부한 채 스스로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만약 케이비금융지주가 올해 안으로 엘아이지 손보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계약상 케이비금융의 엘아이지 손보 인수는 없었던 일이 된다. 일각에서는 당사자 간 합의만 있으면 계약 절차 마무리까지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경우에도 케이비가 인수 지연에 따라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것은 불가피하다. 케이비와 엘아이지가 매각 계약 당시 ‘인수 승인이 나지 않으면 10월28일부터 연 6%(하루 1억1000만원)의 지연이자를 지급한다’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1일 회장으로 정식 취임하는 윤종규 회장이 사외이사들을 설득하거나 어떤 방식이라도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