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때까지 별도 인사 없을 것”
책임론 사외이사들은 사퇴 거부 뜻
책임론 사외이사들은 사퇴 거부 뜻
윤종규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29일 조직 안정을 위해 당분간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겠다고 밝혔다.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불거진 ‘케이비 내분 사태’와 관련해 책임론이 불거졌던 사외이사들은 이날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케이비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로 선정된 윤종규 전 케이비금융지주 부사장을 주주총회에 회장 후보로 추천할 것을 결의했다. 또 윤 내정자가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당분간 국민은행 행장을 겸임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윤 내정자는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직을 최대한 빨리 추슬러 리딩뱅크로 복귀할 수 있는 큰 틀이 잡힐 때까지 행장을 겸임하는 게 좋겠다는 데 (사외이사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겸임 기한에 대해서는 “기초가 잡혀가면 적절한 시기에 분리해 나갈 것”이라고만 답했다.
향후 인사와 관련해선 “출신이나 연고를 묻지 않고 오직 성과와 역량만을 보고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강조하며, “인사청탁을 할 경우 수첩에 기록하고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또 “(연말) 정기인사 때까지 별도 인사는 없을 것”이라며 “가장 효율적인 조직구조와 인사를 어떻게 할지를 연말까지 고민해 전략 방향과 추진 과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사회 뒤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거취는 무슨 거취냐. 아무것도 계획된 바가 없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영진 사외이사 역시 같은 질문에 “미련은 많지 않다. 케이비 발전에 무엇이 좋은지 고민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윤 내정자는 지배구조 개선 문제와 관련해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산하에 티에프(TF)팀을 꾸리고 외부 컨설팅 업체의 자문을 받아, 이사회 운영 체계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외이사들이 사퇴를 거부함에 따라 금융당국 등과의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7일 국감에서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책임 부분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으며,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도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윤 내정자는 다음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확정된다. 그때까지는 경영고문과 내정자 신분으로 은행을 비롯한 케이비금융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게 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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