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정점 찍은 뒤 하락세
중국산과 경쟁 중저가폰 부진
삼성 “웨어러블 등 제품으로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이룰 것”
전문가 “상황반전 쉽지 않을 것”
중국산과 경쟁 중저가폰 부진
삼성 “웨어러블 등 제품으로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이룰 것”
전문가 “상황반전 쉽지 않을 것”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8일 ‘어닝쇼크’ 수준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삼성전자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영국 <로이터> 통신은 실적 악화를 예고하며 “삼성전자의 전성기는 끝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모양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 남짓으로 급락하면서, 7분기 연속 8조원 이상 영업실적 행진도 멈추게 됐다. 증권사들은 3분기 성수기 진입과 신모델 효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고성장 기조가 꺾였다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하락한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 이중에서도 중저가폰의 판매 부진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 자료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 둔화 속에서 중국 및 유럽 시장 내 업체간 경쟁 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유통 채널 내 재고가 증가하며 2분기 셀인(sell-in·제조사가 유통 채널에 판매한 물량) 물량이 줄었고, 3분기 성수기 및 신모델 출시를 대비해 유통 재고를 축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다소 공격적으로 집행”한 것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승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갤럭시 S5는 1850만대 출하로 예상에 부합할 것으로 보이나, 중저가 라인업의 모델 교체로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7800만대)이 지난 분기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5’가 선전했음에도, 중국 업체들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했던 것이 치명타가 됐다는 설명인 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나 화웨이, 레노버 등은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틈새전략을 통해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아이디시(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0.2%로 지난해 같은 기간(31.9%)보다 줄어들었는데, 줄어든 삼성의 점유율은 각각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성장세가 꺾인 게 아니냐는 시각을 일축했다. 이달중 출시 예정인 ‘갤럭시 탭S’와 ‘기어 라이브’, 9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노트4’ 등 이른바 ‘노터블’(대형화면 스마트폰 노트와 태블릿, 웨어러블의 합성어) 제품을 통해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 S5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은 하이엔드(최고급) 시장에서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저가 스마트폰이 악화된 시장에 다양한 노터블 라인업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처방의 ‘약효’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애플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벼르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태블릿 역시 대형화면(5.5인치 이상) 스마트폰과 시장이 중첩되는데다 교체주기가 길어 시장 성장률 전망이 둔화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제품들로) 스마트폰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삼성전자가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중국 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하이엔드 전략 스마트폰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빠르게 하락”(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하고 있는데다, “3분기 이후 큰 화면의 ‘아이폰6’ 등 경쟁 모델의 출시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모델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삼성전자의 성장 추세는 이미 꺾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각적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이익 안정세는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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