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택담보대출 현황 조사
연체자 절반도 상호금융 이용자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뇌관’으로
전체 연체자 4만명 1인당 빚 1억
모두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
연체자 절반도 상호금융 이용자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뇌관’으로
전체 연체자 4만명 1인당 빚 1억
모두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단위 농협·수협·축협과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의 ‘뇌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연체자는 물론 경매에 넘겨도 대출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이른 바 ‘깡통주택’ 보유자의 절반 가량이 상호금융 이용자였다. 상호금융은 은행권 다음으로 많은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지만, 추가 부실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다중채무자 비중도 큰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의 위험성을 제2금융권까지 포괄해 분석한 뒤 2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주택담보대출자 4만명이 이미 대출금을 한달 이상 연체하고 있었다. 100명에 한명 꼴이다. 이들이 진 빚은 1인당 1억1000만원 가량이었고 모두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을 가계자산의 최후 보루로 여기는 정서를 고려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는 더 이상 빚을 갚을 수 없는 한계상황에 달했다는 것으로, 특히 저신용자들이 가장 취약계층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LTV)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엘티브이가 경락률(주택시세 대비 경매낙찰가율 76.4%)를 넘어선 ‘깡통주택’ 보유자는 지난 9월 1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100명 가운데 4명(3.8%)이다. 이들은 당장 경매로 집을 처분해도 대출금을 모두 갚을 수 없다는 얘기다. 집값 하락세가 컸던 수도권 거주자가 대다수(95%)를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화는 예상대로 제2금융권이 가장 심각했다. 연체율은 저축은행이 무려 11.6%까지 치솟았고, 카드사·캐피탈사 등도 5.22%로 은행권(0.92%)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나마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는 주택담보대출자 비중이 금융권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상호금융은 20%를 차지해 ‘상호금융발 가계부채 대란’의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상호금융 연체자수는 1만9000명으로 이미 은행(1만7000명)을 앞질렀다. 또 깡통주택 보유자의 58%(11만명)는 상호금융 이용자였다. 연체율도 지난해 이후 급증세를 보이며 은행의 4배 수준인 3.42%에 도달했다.
양현근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상호금융 주고객층이 저신용자나 저소득 농어민들로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는데다, 엘티브이 규제로 은행에서 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한 고객들이 상호금융에서 추가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비과세혜택 등으로 몰려드는 돈을 주택담보대출에 과도하게 운용한 탓도 크다”고 말했다. 상호금융 대출자 열에 둘은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감원의 이번 통계는 주택담보대출만을 분석한 것으로 더 위험한 신용대출까지 포함하면 부실정도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선 엘지(LG)경제연구연 연구위원도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전월세를 준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 않아 이를 반영하면 위험성은 더 커진다. 은행은 그동안 수익도 많았고 연체 채권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등 준비를 해와서 손실감당능력이 있지만 상호금융, 저축은행은 부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다중채무자는 23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 7등급 이하이면서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로 금액은 모두 26조원이다. 특히 이들 중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에서만 빚을 끌어다 쓴 7만명은 소득이 더 줄거나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땐 언제든 ‘상환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금감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이달부터 한달 이상 연체자 4만명과 엘티브 80%초과 대출자 4만명의 소득 등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정밀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또 다중채무 연체자의 경우 은행권만의 채무조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봐 하우스푸어 대책 등을 금융기관간 협조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박아름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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