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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집 담보로 빌린 돈, 빚 돌려막고 생활비 보태고

등록 2012-10-29 20:39수정 2012-10-29 21:27

18개 은행 7~9월 주택담보대출 중
집 구입 용도 3%p 줄어 24%
빚상환·생계비 쓰임새는 늘어
“고정금리 갈아타기 현상” 분석도
본래 목적인 주택구입 용도가 아니라 기존 대출금 상환이나 생계자금 용도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상황 악화로 소득만으로는 대출 원리금과 생계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빚을 내야만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정금리형 상품으로 ‘갈아타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18개 은행의 자금용도별 대출현황’을 보면, 올해 7월~9월 사이 이들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의 26.8%에서 23.9%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상환용 비중은 15%에서 21%로, 생계자금용 비중은 6.5%에서 8.3%로 각각 증가했다.

다른 용도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 비중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주택을 처분하고 싶어도 팔리지 않거나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한 차주들이 다시 대출을 받거나 만기를 연장하고 있는 게 꼽힌다. 한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은 주로 장·노년층(50살 이상)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 세대는 만기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데다 최근 몇 년 새 명예퇴직 등으로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어 모자라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 빚을 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주택담보대출의 47%가 만기일시상환 대출로 40대 이하 32.5%보다 눈에 띄게 높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런 해석에 아직 유보적인 태도다. 기존 대출자들이 만기일시상환형 변동금리형 대출을 고정금리형 장기분할상환 방식의 대출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3개월치 추세여서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3월부터 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적격대출이 현재 10조원 가량 팔렸고 기존 대출을 갈아타기 위한 용도가 65%인데, 이런 대출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고금리 신용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한 경우라면 전체 가계대출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선 되레 긍정적 변화로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최고 5억원까지 고정금리에 만기 10~35년을 조건으로 원리금을 나눠서 상환하도록 주택금융공사가 만든 주택대출상품이다.

강기정 의원 쪽은 “대출을 일으켜 대출을 갚는 건 그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가계부채 부실화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확한 가계부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항목별 세부자금용도 현황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고 부채상환 자금의 용도에 대한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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