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정책 나오나
금융당국은 정치권 주도로 시작돼 추진되고 있는 ‘하우스푸어’ 대책에 조심스럽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우스푸어의 실체와 대상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책들만 중구난방식으로 쏟아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집이 없는 서민이나 ‘전세푸어’도 많은 상황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그나마 집을 갖고 있는 ‘하우스푸어’에 두는 데 따른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때문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2일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하우스푸어의 초점은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계층일 텐데 이 경우 ‘신탁 후 재임대’ 방식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이런 계층은 금융회사들이 이자를 깎아주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우스푸어들이 처한 상황과 고민이 다양한데다, 주택경기 상황도 서울·수도권과 지방에 따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실태조사가 먼저인데도 마치 ‘매입 뒤 재임대’ 방식이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직까지 하우스푸어 대책을 내놓을 만큼 주택시장이 붕괴될 위험에 처하지 않았고, 현재 정치권에서 내놓고 있는 여러 대책들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린 사람들이 과연 임대료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고, 임대료도 내지 못할 상황에 처한 대출자는 아예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실제 수혜 대상자나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주택 처분 등 계약시행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의 부정적 기류와 달리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움직임은 빨라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정부 재정을 투입하거나 금융권이 돈을 모아 하우스푸어의 집을 사들인 뒤 원 주인에게 월세로 빌려주는 ‘공적 매입 후 임대 전환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역시 국가가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형 공공임대주택’의 확대 검토를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허만형 중앙대 교수는 “한푼 두푼 모아 간신히 집을 마련한 생계형 주택구입자도 있겠지만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투자형 주택구입자도 많은 게 현실”이라며 “이 경우는 국가가 공적자금을 조성해 해결책을 마련할 대상이 아닌만큼 계약주체인 은행과 대출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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