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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더 좁아진 금융권 취업문…‘스펙’ 넘어 열정을 보태라

등록 2012-08-30 10:57

국제금융시장 불안·경기침체 여파
은행·보험·증권쪽 채용 ‘위축’ 전망
공기업 ‘확대’ 방침에 그나마 숨통
스펙·경험 두루 갖춘 구직자 많아
“자격증 필수, 회사정보 알아둬야”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침체 여파가 금융권 채용시장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되레 감원 등을 거론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융권의 신입사원 채용은 경기 불황이 최대 변수가 되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만 본다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은 예년에 견줘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올 하반기에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어든 1000여명을 선발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상반기와 비슷한 200여명씩을 뽑는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그 절반 수준인 100여명에 그칠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해 수준인 100여명과 200여명을 각각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출범한 농협은행은 10월께 15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은행들이 채용에 소극적인데다 고졸 신입사원 비중이 점차 늘면서 대졸 취업문은 예년보다 좁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9월부터 본격적인 공채 일정에 들어간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150명을 채용했는데 올해는 경기 상황을 감안해 조금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졸 공채로 78명을 뽑은 현대해상은 9월 중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채용 인원은 정하지 못했다. 엘아이지(LIG)손해보험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0~60명을 뽑을 계획이다. 10월에 공채에 들어가는 동부화재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80명 정도를 선발한다. 대한생명도 지난해와 마찬가지인 대졸 공채 100명, 고졸 50명 정도를 뽑는다. 카드사들은 9월께 채용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신입사원 채용은 침체된 증시만큼이나 주춤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간부는 “올 상반기 주식거래가 지난해에 견줘 60% 수준에 불과했다”며 “이런 시장의 위축으로 신입사원 채용보다는 업무상 필요한 경력직이나 내부 교육을 통해 인재를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신입사원 채용 계획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정도가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채용절차에 들어가 100여명을 선발한다. 지금까지 확정된 증권사 채용 규모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케이디비대우증권은 대졸 공채로 50여명을 뽑는다. 구체적인 시기와 인원은 확정짓지 못했다.

그나마 금융공기업들이 예년보다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취업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올해 신입행원 60명가량을 뽑는다. 지난해 대졸사원 97명을 뽑았던 산업은행도 상반기 54명에 이어 하반기에 60명을 추가로 고용한다. 국외자원개발과 관련한 인력수요가 늘고 있는 수출입은행도 하반기에 49명을 채용한다. 지난해에 견줘 두배 이상 많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50여명, 3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고학력·고스펙은 기본이고 많은 사회경험까지 갖춘 상황에서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을 방법은 뭘까. 우선 금융권에서 지원분야에 따른 자격증 취득은 필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자격시험 응시자가 올해 모두 1만9973명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두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금융권 채용담당자들은 취업하고 싶은 금융회사의 가까운지점에 한번쯤 꼭 방문해 보라고 권한다. ‘회사에 대한 관심’과 ‘취업의지’를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경험을 통해 자기소개서에 지원 금융회사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과 고객서비스 평가 등을 담는 것도 가능하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요즘은 경기변화나 특정 사건이 지원한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묻는 질문이 면접에 자주 등장한다”며 “경기변화에 한 발 앞서 갈 수 있도록 경제연구소 등 전문가들의 경기전망이나 언론 자료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이재명 권은중 송경화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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