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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저신용자, 돈 빌릴 곳 점점 줄어든다

등록 2012-03-01 20:24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뒤
중상위 등급자들 캐피탈 등 몰려
저신용자는 사채시장으로
“정부 서민금융 제역할 못해”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이후, 과거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이 주로 찾던 여신전문기관(캐피탈, 신용카드)에 중상위 신용등급(4~6등급) 고객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자들은 그만큼 대부업·사채시장 등 비제도권 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희망홀씨 등 정부의 정책금융은 이들을 흡수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1일 한신평정보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여신전문기관 신규대출 이용자의 53%가 중상위 신용등급자였다. 2008년엔 그 비중이 45%에 불과했다. 대신 7등급 이하 이용자는 같은 기간 50%에서 40%로 줄었다. 신규대출액 기준으로 봐도 2010년엔 5~7등급의 비중이 72%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엔 3~5등급이 63%로 가장 많았다. 여신전문기관의 주요 고객이 저신용자에서 중상위신용자로 바뀐 것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생계형 자금 등 추가 대출 수요는 여전한데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제2금융권으로 몰린 것”이라며 “정부 규제로 여신전문기관도 가계대출을 더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 기존 이용자들은 연쇄적으로 대부업 등으로 밀려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여신전문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8조원대로 정체상태에 있다.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의 대출 금리는 연 20% 중후반으로 은행권 금리보다 두배 이상 높아 결과적으로 중상위 신용자의 이자부담을 키우게 됐다.

여신전문기관 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서 저신용 서민계층에 대한 대출이 위축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관계자는 “신규가계대출의 경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이후 신용 상위등급(1~3등급) 비중은 늘어난 반면 중하위 등급 비중은 축소됐고 최하위등급(9~10등급)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점점 더 소외되면서 정부는 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금융 대출실적은 지금까지 3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규모가 가장 큰 새희망홀씨의 경우 올해 공급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늘렸음에도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 60조원에 견주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인 경기둔화에 힘겨워하는 저신용서민 계층의 고통을 더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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