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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미적대자 공개적 압박
지난 1월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인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뜸을 들이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20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손보사들은 정부의 제도 개선에 따라 구조적으로 손익 개선이 이뤄졌다”며 “이런 경영여건 개선이 금융소비자를 위한 보험료 인하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업계 자율적으로 이런 노력이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보험료 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금융위는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2010년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동차보험 종합대책’을 마련해 보험료율 체계를 바꾸고 보험료 지급의 누수요인을 줄였기 때문이므로, 그 혜택을 보험 가입자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0년 12월 81.5%에서 지난해 12월엔 74.9%로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2010년 4~12월 1조30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엔 3000억원 적자로 크게 개선됐다.
김 위원장의 이런 요구는 지금까지 금융정책의 초점을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에서 최근 ‘소비자와 투자자 보호’로 삼겠다고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주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겨울철 손해율이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최근 도입한 ‘마일리지 보험’으로 손해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인하 시기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종합대책으로 손해율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보험료를 내려 손해율이 올라가면 다시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그 저항을 정부가 감당하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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