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직접 계좌개설
직원이 방문해 실명확인
외국계처럼 실패 관측도
직원이 방문해 실명확인
외국계처럼 실패 관측도
산업은행이 오는 29일부터 ‘다이렉트 뱅킹’(Direct Banking)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다이렉트 뱅킹은 고객들이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온라인으로 계좌 개설을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국내 은행으로는 첫 사례다. 현재 시행 중인 인터넷 뱅킹 서비스는 지점을 직접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산은은 계좌 개설 때 1 대 1 대면 접촉을 통한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금융실명제 규정에 따라 고객이 온라인으로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계약직 직원을 보내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로 했다. 지점을 운영하지 않아서 절약되는 비용으로 예금 금리를 높게 쳐주고, 수수료를 깎아준다는 게 산은의 복안이다. 이는 네덜란드 아이엔지(ING)은행의 ‘아이엔지 다이렉트’를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엔지 다이렉트는 1997년 등장해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9개국에서 1500만명 이상의 고객을 끌어들였다.
국내에선 에이치에스비시(HSBC)은행이 2007년 10월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에이치에스비시 다이렉트는 출시 첫해 의욕적인 마케팅 덕분에 눈길을 끌긴 했지만, 성과가 미미해 국내 금융권에선 잊혀지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산은도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에이치에스비시의 다이렉트 뱅킹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요인으로는 가입 절차가 여전히 번거롭다는 점이 꼽혔다. 기존의 인터넷뱅킹 서비스처럼 일단 한번은 은행 직원과 대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쪽에서 볼 때는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펴야하는 성격의 서비스여서 지점없이 영업하는데 따른 비용 절약 효과가 상쇄된다는 점도 있었다.
산은이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것은 수신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다. 현재 지점이 59개에 불과해 개인 수신을 통한 저금리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은이 전국에 2700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는 우체국과 영업망 공동 이용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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