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절반은 저축” 적금·펀드는 ‘필수’ 청약·연금은 ‘선택’
“안쓰는게 버는것” 자동차 등 소비 줄이고 체크카드 사용
“안쓰는게 버는것” 자동차 등 소비 줄이고 체크카드 사용
‘월급님이 로그인하셨습니다. 신용카드: 퍼가요~♡, 통신사: 퍼가요~♡, 주유소: 퍼가요~♡... 월급님이 로그아웃당하셨습니다.’ ‘퍼가요’는 인터넷상에서 재미있는 글이나 사진을 봤을 때 자신의 게시판으로 옮겨가는 것을 뜻하는 표현이다. 직장인의 월급이 카드와 통신비, 자동차연료비 등으로 야금야금 빠져나가는 현실을 한 누리꾼이 이렇게 익살스럽게 표현하자 많은 공감댓글이 달렸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은 갑자기 늘어난 소득에 사고 싶은 물건을 사다가 잔고가 바닥난 월급통장을 보고 한숨 쉰 적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초년기는 곧 있을 결혼이나 독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저축 및 지출 습관이 형성되는 때이기도 하다. 개인자산설계사(프라이빗 뱅커) 3명에게 사회초년생의 재무설계를 받아봤다. 월급 200만원을 기준으로 했다. 집 월세나 학자금 대출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감안해야 한다.
사회초년생의 재무설계 대원칙은 ‘절반 이상을 저축하라’다. 실천은 쉽지 않지만 계획부터 빡빡하게 잡아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가장 많은 부분을 할당해야 하는 결혼·독립자금 저축 방식은 적금과 펀드 간의 비율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박종호 에듀머니 본부장은 “사회초년생이 3~5년 내로 쓸 결혼·독립자금은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까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펀드는 고려하지 말고, 매달 100만원을 2~3년제 적금에 넣어두라는 것이다.
반면, 박혜화 씨티은행 씨티골드팀장은 70만원을 1년 확정금리 적금에, 50만원은 2~3년제 적립식 펀드에 넣기를 추천했다. “앞으로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금만으로는 수익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적금의 2~3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에 넣어 단기성인 1년만기 적금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연금저축은 결혼·독립자금의 마련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의 도움이나 이전에 마련한 자금이 없는 상황이라면 대출을 받아 전월셋집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출 이자를 내기도 버거운데 연금저축으로 55살 이후를 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소득공제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10만원 정도 넣어두거나, 아예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마련한 자금이 있다면, 매월 34만원을 연금저축에 넣어 소득공제 한도 연 400만원까지 꽉 채우는 설계를 고려해볼 만하다. 연말에 66만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골드클럽 김영호 부장은 “연금저축은 이자율로 따지면 연 35%의 상품”이라며 연금저축을 가입 필요상품 일순위로 꼽았다.
보금자리주택이나 임대주택에서 거주할 생각이 있다면 주택청약저축은 10만원이라도 걸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나중에 분양을 안 받게 되더라도 일반 적금처럼 돌려받을 수 있다. 금리도 2년 만기 연이율 4.5%로 일반 적금보다 높은 편이다. 다만 주택청약은 세대주가 맺는 계약이고 남자가 세대주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으니 여자인 경우에는 가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재테크는 안 쓰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면 기름값에 차할부금을 합쳐 100만원 정도 나온다. 저축은 거의 못한다고 봐야 한다. 커피값만 아껴도 한달 10만원짜리 적금을 부을 수 있다. 소비는 체크카드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사용한 내역을 따로 적지 않아도 승인내역이 남기 때문에 가계부 같은 역할을 한다. 연말에는 사용액의 25%를 소득공제받을 수도 있다. 고가의 물건을 신용카드로 할부구매하는 습관을 적금으로 계획구매하는 습관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 노트북 컴퓨터나 핸드백, 카메라 같은 물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적금을 들어 소비를 2~3개월 미뤄 놓으면, 그 시간 동안 물건이 정말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살지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가장 좋은 재테크는 안 쓰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면 기름값에 차할부금을 합쳐 100만원 정도 나온다. 저축은 거의 못한다고 봐야 한다. 커피값만 아껴도 한달 10만원짜리 적금을 부을 수 있다. 소비는 체크카드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사용한 내역을 따로 적지 않아도 승인내역이 남기 때문에 가계부 같은 역할을 한다. 연말에는 사용액의 25%를 소득공제받을 수도 있다. 고가의 물건을 신용카드로 할부구매하는 습관을 적금으로 계획구매하는 습관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 노트북 컴퓨터나 핸드백, 카메라 같은 물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적금을 들어 소비를 2~3개월 미뤄 놓으면, 그 시간 동안 물건이 정말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살지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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