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학생 20명 합격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신입 창구 텔러로 특성화고 학생 20명을 선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업은행이 이처럼 고졸 행원들을 공개모집을 통해 다수 채용한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채용에는 전국 80개 특성화고에서 모두 302명이 응시했으며, 서울여상과 천안여상, 인천여상 등 20개 학교에서 각 1명씩 선발됐다. 경쟁률은 15대 1이었다. 신한은행처럼 소수의 특성화고 학생을 채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많은 수를 뽑은 일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졸 신입사원이라는 말 자체를 오랜만에 들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특성화고 학생 채용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특성화고 270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취업 등을 지원해왔다”며 “그런데 내부에서 중소기업한테만 특성화고 학생을 뽑으라고 할 일이 아니라 우리도 다시 특성화고 학생을 뽑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80년대만해도 은행권에서 신입 은행원의 절반 정도는 상업계 고등학교 출신이었다. 이 숫자가 90년대부터 줄기 시작해 완전히 꺾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다. 취업이 힘들어진 대학생들이 은행 창구 직원 공채로도 몰리자 고졸자들의 자리는 사라져 갔다. 이번에 선발된 직원들은 ‘무기 계약직’으로, 2년 후 소정의 평가를 거친 뒤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도 특성화고 학생을 지속 채용하는 등 학력·전공·연령 등에 관계없이 역량이 우수하고 열정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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