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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또 ‘먹통’ 농협…4시간 인터넷조회 중단

등록 2011-05-19 21:24수정 2011-05-19 21:30

농협 전산망 장애 일지
농협 전산망 장애 일지
창구 신규·송금도 차질
농협 “업무폭주 탓” 축소 급급…‘부실복구’ 눈초리
지난달 사상 최악의 전산망 장애를 겪은 농협중앙회에서 19일 또다시 전산장애가 발생해 4시간 가까이 일부 거래가 되지 않았다. 지난 13일에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작동이 전국적으로 14분간 중지되는 사고가 벌어져 농협이 전산망을 땜질식으로 복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19일 오전 9시5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농협의 인터넷뱅킹 조회서비스와 영업점에서의 신규거래 등 창구 업무가 중단됐다. 농협은 이날 서버 장애로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인터넷뱅킹의 주업무인 전계좌 거래내역 조회와 신용카드 청구명세서 및 결제대상금액 조회, 대출 거래 등이 2시간 30분 동안 ‘먹통’이 됐다. 영업점 창구 업무에서도 장애가 발생해 예금계좌 개설 등 신규 업무와 외환 특급송금 업무를 3시간16분 동안 처리하지 못했다. 대출 심사 및 실행 업무는 3시간 40분 동안 이뤄지지 않다가 이날 오후 1시 30분이 지나서야 복구됐다. 이로 인해 예금 통장을 만들거나 외화를 송금하고 대출을 받으려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헛걸음을 하는 불편을 겪었다.

농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장애 원인은 대량업무 처리에 의한 일시적 업무폭주 및 과부하로 인한 ‘채널 중계서버’ 장애”라고 짤막하게 밝혔다. 채널중계 서버는 수신과 여신, 공제 등 각 거래를 연계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농협의 한 전산담당자는 “담당직원들도 평소라면 이 정도 거래량은 문제될 정도는 아니라고 의아해했다”며 “유지보수업체인 아이비엠(IBM) 직원들이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농협은 아이비엠 서버의 하드디스크가 깨져 전국 2만9000여대의 현금자동인출기가 14분가량 정지된 일이 있었다. 다른 은행에서는 몇 년에 한두 차례 일어날 수 있는 전산 사고가 농협에서는 한 달에 두 번이나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농협은 사안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농협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장애는 4월12일 발생 장애와는 무관하다”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농협 관계자들조차 “지난 전산 대란의 후유증”이라며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서버도 아이비엠 서버인 것으로 나타나, 지난달 12일 사고 당시 운영프로그램과 일부 데이터가 지워진 275개의 아이비엠 서버 중 하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금융권 전산전문가는 “농협이 새로 시스템을 설치하고 최적화 작업을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약속한 복구시간인 4월 30일에 맞추느라 땜질식으로 일을 처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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