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와 중국 상하이 지수 추이
본토펀드 수익률, 홍콩에이치주 펀드에 못미쳐
전문가 “단기는 홍콩, 중장기는 본토가 효과적”
전문가 “단기는 홍콩, 중장기는 본토가 효과적”
중국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초부터 전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었던 주가가 8월에 폭락했다. 9월에 다시 반등세를 보였으나 최근 또 고꾸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자금을 빨아들였던 중국 본토 투자펀드의 수익률이 홍콩 증시의 관련 펀드만 못하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25일 2838.84로 장을 마쳤다. 8월 초 3471.44로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91%나 상승했던 주가는 이후 9월 반등 시점까지 23%나 폭락했다. 9월17일 3060.26으로 다시 3000선을 회복한 것도 잠깐이었을 뿐 곧바로 주저앉았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 미세조정을 통해 유동성을 줄이고 있고, 같은 맥락으로 신규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대규모로 허용하는 등 시장에 공급되는 주식 물량이 워낙 많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10월 중순까지는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이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 가운데 홍콩에 상장한 기업들로 이뤄진 홍콩 에이치(H)지수도 지난해 말 7891.80에서 지난 9월17일 1만2668.25로 61%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폭은 상하이지수보다 작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와는 달리 에이치주 펀드의 수익률이 본토 펀드 수익률을 앞지르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지난 24일 기준 본토 펀드의 한달 수익률은 -8.17~-1.32%, 3개월 -8.78~0.78%, 6개월 1.25~15.11%, 연초 이후 32.70~38.93%였다. 이는 전체 중국 주식형 펀드의 평균 한달 수익률 4.75%, 3개월 13.46%, 6개월 40.21%, 연초 이후 44.63%에 미치지 못한다.
9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본토 펀드에서 자금이 1388억원 빠져나갔다. 반면, 에이치주 펀드로는 610억원이 들어왔다. 20조원이 넘는 전체 중국 펀드 가운데 본토 펀드는 1조원에도 못 미치는 데 비춰보면 환매 규모가 크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본토 펀드는 대부분 올해 초에 설정됐는데 8월에 상하이 증시의 폭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9월에 주가가 반등하자 차익 실현 차원에서 환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2007년에 많이 가입한 에이치주 펀드는 아직 원금이 회복되지 않아 환매가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자금 유출·입 규모도 작다”고 말했다.
본토 증시가 주춤거리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성장세를 계속한다면 홍콩보다 본토 쪽의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단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미국 등 글로벌 경기와 상관성이 높은 홍콩 시장에 투자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장기 투자자라면 중국 경제의 성장 수혜를 직접 받는 본토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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