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원자재값 상승률
올 들어 4706억원, 8월에만 441억 유입
종류 따라 희비…“조정장세 매수 기회”
종류 따라 희비…“조정장세 매수 기회”
올해 초부터 원자재 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원자재 펀드로는 끊임없이 자금이 들어오고 새로 출시되는 상품들도 많다. 가파른 원자재값 상승 덕에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앞으로 투자 기회를 잡아 신규 투자를 해봐도 괜찮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기대수익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 또 원자재 펀드라도 투자 대상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원자재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모두 4706억원에 이른다. 각종 상품지수를 따르는 파생 펀드로 2140억원이 몰렸고, 주식형 가운데 기초소재 섹터 1904억원, 에너지 섹터 662억원 등이다. 중국 펀드와 인도 펀드 등에서는 지난달부터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원자재 펀드에는 8월에도 441억원이 유입됐다. 원유 비중이 높은 러시아 펀드로도 자금이 꾸준히 들어온다.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수익률.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 설정액 1000억원이 넘는 금속 관련 원자재 펀드인 ‘제이피(JP)모간천연자원’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1.67%, ‘블랙록월드광업주’는 52.62%를 기록했다. 원자재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상품지수를 따라가는 파생형 펀드가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원자재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이지만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은 -6.79%,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특별자산’은 -3.86%를 기록했다. 원자재 펀드 사이의 수익률 격차가 무려 88.46%포인트에 이르는 셈이다.
어떤 원자재에 투자했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최근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 거래되는 미국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27일 기준으로 연초보다 가격이 56.4%나 올랐고, 구리(95.6%), 설탕(89.8%), 납(80.5%) 등도 값이 크게 뛰었다. 반면, 천연가스(-53%)와 돼지고기(-31.3%), 밀(-22.3%), 옥수수(-22%)는 값이 크게 내렸다. 농산물 펀드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기상 악화로 곡물은 값이 오르고 기초금속은 경기침체로 가격 상승폭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며 “예상보다 나은 기상 여건으로 공급 전망이 나아져 곡물가는 하락하고, 중국의 수입 확대로 기초금속의 가격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값이 이미 상당히 올랐지만 아직도 투자 기회는 있다고 말한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리서치파트장은 “디플레이션이나 L자형 장기침체와 같은 극단적 상황만 없다면 원자재 투자는 유망하다”며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여 횡보 또는 조정 장세를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규 투자자라면 가격이 하락할 때 분할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앞으로 원자재값이 가파르게 더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중장기적으로 경기회복세에 맞추어 원자재 가격은 완만하게 상승하고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기대 수익률을 10%대 중반에 맞추어야 한다”며 “앞으로 2~3개월 동안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조정을 받을 수 있어 이때를 매수 기회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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