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금감위 ‘브릿지증권’ 진퇴양난

등록 2005-05-26 19:37

매각승인땐 “투기방관”
기각땐 “국수주의태도”
결정 27일까지로 미뤄

외국자본의 투자행태를 놓고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브릿지증권 매각’이 또 하나의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브릿지증권을 매각하고 철수하려는 외국계펀드에 대해 ‘정당한 투자자금 회수’라는 의견과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먹튀행태’라고 의견이 맞서고 있다.

딜레마에 빠진 금감위=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6일, 20일 합동간담회를 열어 브릿지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의 합병 승인 문제를 논의했으나 27일까지 결정을 보류했다.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는 금감위가 인수주체의 경영능력 등을 심사해 금융사의 합병 여부를 승인하도록 규정돼있지만, 실제 합병이 기각된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브릿지증권의 최대주주인 브릿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BIH)는 보유지분 86.9%를 리딩투자증권에 1310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계약금 20억원만 우선 받고, 나머지는 리딩투자증권이 인수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거나(187억원) 브릿지증권의 자산을 팔아 나중에 받기로 했다. BIH는 만약 금감위가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브릿지증권을 청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외국계 펀드는 1998년 국내 진출해 대유증권, 일은증권을 합병해 브릿지증권을 만들었고 그동안 유상감자와 배당 등을 통해 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을 회수했다. 정부는 승인할 경우 ‘외국자본의 투기를 방관했다’는 국내의 비판여론에 부딪히고,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수주의적 태도를 보인다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합법적인 자금 회수’ 대 ‘투기자본의 횡포’= 브릿지증권 노조는 “BIH가 수년동안 사옥 매각, 유상감자 등을 통해 수익을 챙긴 뒤 이제는 마지막으로 돈을 챙겨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자본금이 브릿지증권의 10분의 1에 불과한 리딩투자증권이 겨우 20억원이라는 돈으로 브릿지증권을 인수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이건 정상적인 매각이 아니라 BIH가 자본유출을 하기 위해 사용한 세탁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법이나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게 아니라면 인수주체의 규모나 매각방식을 문제삼아 합병을 거부하기는 힘든 것 아니냐”며 “자꾸 외국언론에 이런 이슈가 오르내리면 우리나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국과 별다르지 않은 ‘위험한 나라’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가 자본시장을 급속히 개방하면서 BIH같은 ‘질이 낮은’ 자본까지 마구 들어왔다”며 “우리가 별 고민없이 자본을 개방한데 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1.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2.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됐지만…보조금 경쟁 ‘뜨뜻미지근’ 이유는? 3.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됐지만…보조금 경쟁 ‘뜨뜻미지근’ 이유는?

‘6조’ LG CNS 기업공개…또 ‘중복상장’ 논란 일 듯 4.

‘6조’ LG CNS 기업공개…또 ‘중복상장’ 논란 일 듯

괘씸죄 걸렸나? 트위터 이용자 ‘2MB18nomA’ 기소 5.

괘씸죄 걸렸나? 트위터 이용자 ‘2MB18nomA’ 기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