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 KB운용 대표 “미래에셋 1등답지 못하다”
‘펀드 쪼개팔기’ 공개 비판…미래에셋 “모르고 한 얘기”
국민금융지주 계열 케이비(KB)자산운용의 조재민 대표는 6일 “펀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미래에셋의 시장 점유율은 과도하다”며 “지난해와 올해 성적을 감안할 때 미래에셋의 지위는 좀 내려가야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업계의 상대 회사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이 시장의 1등에 오른 뒤 보인 모습은 1등다운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의 주식형 펀드 가운데 잘 팔린 펀드는 ‘디스커버리’ ‘인디펜던스’ ‘솔로몬’ ‘3억 만들기’ ‘드림타겟’ 등 시리즈 펀드”라며 “투자대상이나 목적이 모두 같지만 수익률은 각기 다른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 궁금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펀드 쪼개팔기’를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는 여러 펀드를 출시해 그 가운데 1등 수익률을 낼 가능성을 높이려는 것 때문”이라며 “업계 전반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1등 회사니 만큼 미래에셋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발언은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조 대표가 국내 펀드 시장의 역사를 잘 모르고 한 얘기같다”며 “미래에셋이 외환위기 이후 장기 적립식 투자를 유도해 붐을 일으키면서 현재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30~35%를 차지하는 것이지, 갑자기 성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 펀드는 하나의 브랜드로 상품화된 것으로, 이런 현상은 다른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라며 “투자목적과 투자대상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런 펀드를 하나로 묶는 게 펀드의 난립을 막는다”고 덧붙였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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