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유형별 국외 주식형 펀드 현금흐름
세계 증시상승 영향…홍콩H주, 본토 평균수익률 앞질러
“경기회복기엔 홍콩 유망…침체 이어지면 본토가 부각”
“경기회복기엔 홍콩 유망…침체 이어지면 본토가 부각”
중국 펀드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4천여억원이 흘러들었다. 얼마 전까지도 중국 본토 에이(A)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한 반면, 홍콩 에이치(H)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죽을 쒔다. 그런데 최근 에이치주 투자 펀드의 수익률이 본토 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에이주는 상하이거래소 등에 상장된 주식이다. 이 주식에 투자하려면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갖춰야 한다. 에이치주는 중국 본토에 본사를 둔 기업 가운데 홍콩에 상장된 기업 주식이다. 외국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 어느 곳이 더 나을까?
29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중국 펀드로 4250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었다. 전체 국외 주식형 펀드로는 1595억원이 유입돼, 다른 펀드들에서 빠져나간 부분을 중국 펀드가 채웠다. 중국 펀드 가운데서도 본토 펀드로 3700억원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900억원 정도가 개인 자금이고 나머지는 기관 자금이다. 올해 중국 펀드 투자는 곧 본토 투자였던 셈이다. 올해 초부터 에이주 투자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큰 이유다.
요즘 사정은 다르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 중국 본토 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은 저조하다. 지난 28일 기준 한달 수익률이 가장 높은 ‘삼성차이나2.0본토증권자투자신탁’ 펀드가 0.89%에 불과하고, ‘피시에이차이나드래곤에이쉐어주식’ 펀드는 -0.86%를 기록하고 있다. 3개월 수익률도 대부분 10%대 초반에 머문다. 전체 중국 펀드의 한달 평균 수익률 6.23%, 3개월 평균 수익률 26.23%에 견주면 턱없이 낮다. 반면, 홍콩 에이치주 투자 펀드들의 수익률은 평균치를 웃돈다. ‘하나유비에스중국주식해외재간접’ 펀드의 한달 수익률이 7.41%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펀드들의 수익률이 본토 펀드보다 높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세계 금융불안에 따라 본토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다가 3월 들어서는 세계 증시 상승에 힘입어 에이치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상하이지수는 지난 28일까지 31.9% 상승한 반면 홍콩 에이치지수는 7.5% 올랐다. 그런데 3월초부터 지난 28일까지만 놓고 보면 상하이지수가 15.9% 오른 반면 에이치지수는 28.9% 상승했다. 3월 들어 세계 증시 상승세에 홍콩증시도 올라탄 것이다. 금융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고 개방화돼 세계 경기와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경기회복기에는 에이치주가 유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본토에 견줘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이 이어지면 본토 펀드가 부각된다. 다만, 본토 증시에는 보호예수(주식 보유 뒤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조처)에서 풀리는 대규모 주식이 시장에 나오는 부담이 있다. 올해에만 6800여억주가 새로 유통되고, 이는 시가총액의 약 30%에 해당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나 현금 흐름과 상관관계가 낮은 에이주가 낫다고 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세계 증시 흐름이나 미국 금융주의 움직임과 함께 가는 에이치주가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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