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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매시점 잘 골라야 웃을 수 있다

등록 2005-05-16 19:41수정 2005-05-16 19:41


주식형 펀드 투자

3월초에 1000을 찍었던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920선까지 미끄러지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금을 까먹는 적립식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 정도이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3월 이후에도 꾸준하다. 적립식 펀드 가입자들이 별로 동요하지 않고 계속 돈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 투자자들은 오히려 ‘적립식펀드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득 아니냐’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환매 시점을 잘 골라야만 최후에 웃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3월 이후 가입자는 마이너스

똑같은 펀드라도 가입시점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2일 현재 성장형(주식형) 펀드(주식편입비 70% 이상인 펀드)가운데 1년 수익률 1위인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의 경우 1년 수익률은 49.64%다. 1년전 5월 주가가 750아래까지 떨어질 때부터 계산했으니 당연히 수익률이 좋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6개월 수익률은 20.01%로 떨어지고 3개월 수익률은 2.70%밖에 되지 않는다. 3개월전 지수가 950안팎이었는데 지금은 지수가 920안팎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1년 수익률 상위 20개 성장형 펀드 가운데 3개월 수익률이 플러스인 것은 3개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다. 연초 이후 수익률(1월3일~5월11일) 상위 10개 성장형 펀드의 경우에도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18%지만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3월14일 이후 수익률은 모두 -10~-5%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3월 초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수익률이 찍힌 계좌를 보면서 상실감을 느낄 수도 있다.


적립식 가입자들 느긋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계속 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가입액은 지난 1월말 8조7993억원에서 2월 9조7499억원, 3월말 10조5632억원, 4월말 11조4722억원으로 계속 높아져 12일 현재 11조7486억원까지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활황을 보이면 가입액이 증가했다가 주가가 시들하면 주춤해진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한번도 준 적이 없다. 이런 증가세의 원인은 결국 최근 주식형 펀드가 대부분 적립식 구조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규 가입자가 조금 줄어들어도 이미 가입해 있는 사람이 계속 일정액을 넣고 있기 때문에 전체 규모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계속 떨어지는 수익률 장기투자 맹신 안돼 “주가흐름 주시해야”

최근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부 동요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대체적인 반응은 ‘무덤덤’ 내지 ‘오히려 잘됐다’이다. 올해 1월에 적립식으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회사원 남지우(가명)씨는 “어차피 장기적으로 보고 가입한 거라서 몇달 떨어졌다고 불안하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액도 한달 10만원씩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잊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1월에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최명훈(가명)씨도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더 많이 살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이익 아니냐”며 “주가가 다시 오른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해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근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환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의 적립식펀드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좋다’고 교육받은데다 가입액도 소액이고, 장기투자를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입 초기라는 점도 여유있는 태도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걱정하기엔 이르지만

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은 “적립식 펀드 자체가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 투자방식”이라며 “몇 개월 넣지도 않았는데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정아 자산운용협회 홍보실장은 “적립식펀드는 중간 과정의 수익률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립식펀드는 무조건 장기투자하면 수익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곤란하다. 펀드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매시점이다. 아무리 적립식으로 투자시점이 분산됐다 하더라고 결국 자기가 가입한 시점들의 주가 평균보다 찾는 시점의 주가가 더 높아야 이익을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했다 싶으면 환매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순 팀장은 “아예 자동이체를 해놓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자신이 생각하는 만기가 되면 찾겠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있다”며 “하지만 환매시점을 기계적으로 정해놓지 말고 주가 추이를 보면서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3년 뒤에 찾겠다고 생각했지만 3년 뒤에 주가는 하락사이클에 들어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환매시점을 앞당기거나 뒤로 늦춰야 한다. 장근난 연구원은 “자신이 대략 생각하는 수익률과 자산사이즈(예를 들어 ‘2천만원 정도 모이고 수익률은 10% 정도 될 때’)를 정해놓고 그 기준에 도달하면 환매를 고려하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적립식펀드가 만기가 없다고 강조해도 많은 가입자들이 ‘적금’ 개념으로 접근해 1년 뒤, 2년 뒤 하는 식으로 자신만의 만기를 정해놓은 경우가 많다”며 “만약 그때 주가가 하락해 있어 원금을 까먹었다면 투자자들의 허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89년~90년에도 적립식펀드(당시 ‘재형저축’)가 유행했었는데, 주가가 대세하락하는 시기에 만기가 몰려 월급을 한푼 두푼 모아 투자했던 가입자들이 증권사에 몰려와 항의하는 큰 소동이 벌어졌었다”며 “아무리 분산투자한다고 해도 만기에 주가가 안올라있으면 깨지는 것은 적립식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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