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세계 교역량이 2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세계은행(WB)이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요인이다.
세계은행은 9일(현지 시각) 발표한 ‘2009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총생산(GDP) 증가율이 내년에는 0.9%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교역량도 2.1% 줄면서 1982년 이후 첫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었던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률은 지난해 7.9%에서 올해 6.3%로 낮아진 데 이어 2009년에는 4.5%로 둔화할 전망이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로 제시됐다.
세계은행은 개도국으로 유입될 자본 규모가 지난해 1조달러에서 내년 5300억달러로 2년 새 거의 반토막이 나면서, 세계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개도국들의 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13%에서 2009년에는 3.5%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도이체방크는 8일 낸 보고서에서, 미국·유럽·일본 등 3대 경제권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9%를 기록한 중국의 성장률도 하향세를 거듭해 2010년엔 6.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은행의 수석 경제분석가 토마스 메이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면 세계경제가 수직 하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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