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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율 공포’ 중소기업 환변동보험 이젠 필수

등록 2008-03-18 19:23수정 2008-03-18 22:38

중소기업 환위험 ‘환변동보험’으로 피해야
중소기업 환위험 ‘환변동보험’으로 피해야
지난해 급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이 환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상당수의 대기업들은 환율 상승, 즉 원화가치 하락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뼈저리게 절감했던 터라 기본적으로는 환 헤지를 해두고 있다. 그러나 환헤지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환율 급변에 대한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대기업, IMF 뒤 ‘환 헤지’로 기본적 위험 회피
수입의존 높은 식품업 비롯 중소기업 손실 막대
전문가들 “환차익 기대 버리고 환 위험 줄여야”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조선업계는 원칙적으로 “환차익 유혹도, 환차손 위험도 바라지 않는다”는 태도다. 현대중공업은 환위험에 노출되는 달러 수익의 70%를 선물환으로 헤징하고 나머지 30%는 달러로 보유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준시점의 환율이 높을 때는 6개월 정도 뒤까지의 환율도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선물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 일부에선 환율 상승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원자재 대금의 결제 기간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환율 상승이 계속되면 오히려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처방이 될 수는 없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올 8월 수입물량 결제분까지는 50% 정도 환 헤지를 했지만, 나머지 금액은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고, 다른 대다수 식품업체들은 환 헤지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와 정유업계도 원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해 환 손실이 크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출로 번 달러를 수입물량 결제에 쓰는 방식으로 환 위험을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30%에 불과해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500억원대의 영업이익 손실을 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현재 국내 기업들의 환위험 회피를 지원하고자 시중은행들의 선물환 상품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의 환변동보험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용 실적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18일 한국수출보험공사 자료를 보면, 3월 현재 무역협회 회원사 6만5188곳 중 지난해 환보험을 이용한 업체는 대기업 66곳, 중소기업 2519곳으로 이용률이 3.97%에 지나지 않는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상당수 중소기업이 환차익을 기대하고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는 성향이 있는데다, 다양한 환관리 수단에 대한 인식과 정보도 아직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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