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증가율 ‘카드대란’ 뒤 최고
기업대출·고금리 예금 증가 탓
기업대출·고금리 예금 증가 탓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꺾이기는커녕 점점 심해져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시중에 돈마저 많이 풀려 있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과 ‘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광의통화(M2·현금과 2년 미만 금융상품 위주)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평균 잔액)은 12.5%로 전달보다 1.0%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카드대란 당시인 2003년 2월 1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이상 금융상품이 추가된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도 전달 10.6%에서 11.4%로 뛰어올랐다. 전체 광의유동성(L) 증가율(말 잔액)은 13.0%로 역시 200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3%대로 복귀했다.
시중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것은 은행들의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고금리 특판예금 등으로 은행 예금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1월 중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11조485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고,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전달에 비해 8배 이상 급증한 17조5천억원이었다. 한은은 2월 중 광의통화와 금융기관유동성 증가율은 1월보다 더 높아진 12%대 후반과 11%중반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이런 시중의 뭉칫돈들은 주식시장보다는 은행으로 흘러들어가거나 단기상품에 들어가 부동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은행의 수신 증가액은 8조8천억원으로 1월의 12조2천억원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지난해 월평균 증가액(4조3천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달 9조6천억원이나 늘어나 1월 증가액 8조7천억원을 뛰어넘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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