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 코스피지수 전망
폭락 현실화 뒤에야 줄줄이 지수 전망치 ‘하향 조정’
국제 전문가 부족과 수수료 의존 높은 ‘후진성’ 도마에
국제 전문가 부족과 수수료 의존 높은 ‘후진성’ 도마에
올해도 증시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나라 안팎에서 연일 폭락 장세가 빚어지자 ‘장밋빛 지수 전망’을 잇따라 접고 있다.
22일 국내 14개 증권사의 코스피지수 전망치와 변경 여부를 조사한 결과, 6곳은 실제로 전망치를 낮춰 잡았으며 6곳은 조만간 하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후유증에 이어 올 들어서도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감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15% 이상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이 기존에 제시한 전망치 아래로 곤두박질친 때문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예상 실적도 나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전망치 수정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애초 제시한 코스피지수 전망을 낮췄거나 조만간 하향 조정할 작정이다.
연간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870~2460으로 잡아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던 현대증권은 6개월 전망치를 1600~1980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 대우증권도 세계경제 환경 변화로 상장사들이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주가이익배율(PER) 기준 지수 전망을 종전 1800~2400에서 1700~2300으로 낮췄다. 굿모닝신한증권도 1760~2370에서 1640~2370으로, 교보증권도 1500~2200에서 1500~2000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공식적인 지수 전망치 1715~2100선을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과매도 국면에서 154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따로 명시했다. 올해 지수 저점으로 1700~1800선을 제시했던 에스케이증권과 대신증권, 동양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등도 하향 조정을 염두에 두고 수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의 1700선 하회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애초 지수 저점인 1700선을 유지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착륙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던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데다 서브프라임 사태와 관련해 선진국 투자은행들의 손실규모가 늘어나면서 신흥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지수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지수 전망이 이처럼 들쭉날쭉한 데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환경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증권 중개수수료에 크게 의지하다 보니 투자자들에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국내 증권사의 후진적 영업구조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후유증에 이은 미국의 실물경제 흐름이 올 초부터 가파르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데다, 중국 등 이머징시장이 미국의 악화된 실적을 계속 받쳐줄 것으로 낙관했다가 심리와 수급이 흔들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하지만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지수 전망이 이처럼 들쭉날쭉한 데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환경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증권 중개수수료에 크게 의지하다 보니 투자자들에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국내 증권사의 후진적 영업구조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후유증에 이은 미국의 실물경제 흐름이 올 초부터 가파르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데다, 중국 등 이머징시장이 미국의 악화된 실적을 계속 받쳐줄 것으로 낙관했다가 심리와 수급이 흔들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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