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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외국인, 채권시장서도 ‘큰손’

등록 2008-01-13 20:48

외국인 투자자 국내 채권 순매수액
외국인 투자자 국내 채권 순매수액
지난해 순매수 31조7천억원으로 1년새 5배…거래비중 30% 넘어
국내외 금리 격차 이용 ‘앉아서 떼돈’…“매수행진 당분간 계속”
외환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돈줄이 마른 국내 금융기관들을 대신해 국내 채권을 부쩍 많이 사들이면서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 매수 추이=한국증권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장채권을 31조70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2006년 순매수액 6조4944억원의 약 5배에 이르는 수치다.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7월 1조6553억원으로 시작해 11월에는 8조371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장채권 보유 비중은 2006년 말 0.59%에서 지난해 말 4.45%로 높아졌다.

전체 채권잔액에서의 보유 비중은 아직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30% 이상이다. 실제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전체 거래주체들의 채권 순매수액 23조8742억원에서 외국인(8조5371억원)이 35.7%를 차지했다. 12월에는 전체 순매수액(14조9262억원)에서 33.3%(4조8509억원)가 외국인이었다. 한 채권 펀드매니저는 “국내 채권매수 세력인 채권형 펀드, 은행 등이 자금 부족에 허덕이면서 생긴 공백을 외국인이 채우고 있다”며 “이전에는 외국인들에게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외국인들 동향이 체크해야 할 주요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30조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뚜렷히 대비된다.

■ 왜 사들이나=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사는 이유는 재정거래(무위험 차익거래) 때문이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싼 이자에 달러를 들여와 원화와 바꾼 뒤 높은 금리를 주는 국내 채권을 사면 아무런 위험 없이 그 차익을 먹을 수 있다. 시장에 일종의 ‘구멍’이 뚫린 셈이다. 국내 조선업체와 국외펀드가 환헤지를 하기 위해 선물환 매도물량을 쏟아내는 것이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외국은행 지점들(내국인으로 집계됨)이 재정거래 주요 세력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뛰어들어 재미를 보고 있다. 도보은 금융감독원 금융산업시장팀장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쪽에서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서브프라임 사태로 유럽 쪽이 미국보다 자금 여유가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프랑스가 재정거래에 강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월과 12월에는 재정거래와는 무관한 10년 이상 장기채권을 각각 1조1477억원, 3100여억원어치 사들여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거래가 아닌 순수 투자 목적으로 국내 채권을 사들이는 외국인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앞으로 전망은=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거래 유인이 없어지려면 국내 금리가 내리거나 조선업체, 국외펀드의 선물환 매도 물량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둘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조선업체가 계속 지금같은 호황을 유지하고 국외펀드 투자가 늘어나는 한 재정거래 유인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보은 팀장은 “외국인들이 이 시장을 놓칠 리가 없다”며 “노다지 시장을 발굴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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