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이번주 주택담보대출금리
CD 금리 급등 영향
시디(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3주 연속 급등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를 넘어섰거나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6.53∼8.03%로 적용한다. 최고 금리가 지난주보다 연 0.05%포인트 오른 것으로, 외환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가운데 두번째로 8%대에 진입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6.48∼7.98%와 6.58∼7.98%로 지난주 초와 견줘 각각 0.09%포인트씩 올라 있다. 이들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 3일간 시디 금리 평균치에 2.4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덧붙이기 때문에, 현재 연 5.60%인 시디 금리가 하락하지 않으며 최고 금리가 이번주 중 8%를 넘어서게 된다.
하나은행은 연 6.90∼7.60%로 지난주 초에 비해 0.10%포인트, 국민은행은 6.24∼7.84%로 0.09%포인트 올랐다. 지지난주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최고 금리를 8%대로 올렸던 외환은행은 고객 부담을 고려해 7%대로 낮췄으나 이번주에는 6.64∼7.92%로 다시 8%대에 근접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디 금리는 지난 한달간 무려 0.25%포인트가 올랐고, 지난해 11월16일(4.60%) 이후로 따지면 1년여 만에 1%포인트가 상승했다. 시디 금리는 지난 2000년 이전까지는 7% 이상의 고금리였다가 2001년 5%대로 내려섰다. 하지만 당시는 주택담보대출이 지금처럼 많이 이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체감 부담’은 지금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2004년 시디 금리는 3%대 초반이었다. 당시 대출을 받았던 사람은 2%포인트 넘게 금리가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디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인 은행들의 자금 부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시디 금리 역시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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