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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은행 돈줄이 말랐다…대출 자금·금리 비상

등록 2007-11-18 20:25

CD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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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예금 이탈에 채권·시디 발행도 빨간불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로 전략 수정 불가피
은행들의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고객들의 예금 이탈은 계속되고 은행채와 시디(CD·양도성 예금증서)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면서 대출 경쟁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개인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늘고 대출받기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의 자금 조달 창구는 사방이 막혀 있는 상태다. 은행들은 6%대 고금리 특판 예금을 내놓고 있지만 펀드로 떠나는 고객들을 붙들기엔 역부족이다. 은행권의 ‘수시 입출식 예금’(요구불 예금 포함) 잔액은 올 들어 10월까지 16조6천억원 감소했다. 반면 최근 출시된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에는 2주 동안 4조원이 몰렸다. 기존 펀드에서 갈아탄 자금도 있지만 은행에서 옮겨온 돈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은 시디와 은행채를 발행해 모자란 돈을 메꿔왔다. 하지만 팔려는 은행들은 많고 사려는 매수 주체는 줄어들면서 금리가 치솟고 있다. 지난 16일 국민은행은 만기 3년 은행채를 6.00%에 발행해 채권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날 3년 만기 국채는 5.46%였다. 한 채권 펀드매니저는 “카드 사태 이후 은행채와 국채간의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국민은행이 그만큼 돈이 다급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달 주춤했던 시디금리도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91일물 유통수익률이 16일 5.39%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번주부터 6.04~7.64%로 0.03%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채권시장에서는 은행들이 연말 자금 수요와 내년 1월 은행채 만기 도래에 대비해 한동안 시디와 은행채 발행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만약 사줄 기관만 있다면 6% 넘게라도 채권을 찍고 싶다”며 “시디금리가 연말엔 5.5%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외 조달도 여의치 않다. 하반기 이후 정부가 단기 외화 차입 규제를 강화한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신용 경색이 아직 풀리지 않아 채권 발행도 힘들기 때문이다. 길기모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예금이 줄기 시작한 지난 2005년부터 은행들이 ‘화전민’처럼 은행채, 시디, 외화 차입 등을 옮겨다니며 자금 조달을 해왔는데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대출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도 자연히 한풀 꺾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중소기업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시도 있었지만 국민은행이 자금 사정도 생각치 않고 너무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다가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동명 우리은행 자금부 부장은 “조달 코스트가 너무 올라가 은행들이 더이상 공격적으로 대출 확대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영업 전략을 수익성과 건전성 위주로 수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박원재 자금부 부부장도 “자금 조달이라는 ‘숙제’를 풀기 전에는 은행들이 대출 경쟁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심사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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