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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부동산→주식→? 길 잃은 시중자금

등록 2007-09-16 20:02

주식형펀드 잔액 증가 추이 / 시중은행 정기예금 증감 추이
주식형펀드 잔액 증가 추이 / 시중은행 정기예금 증감 추이
“일단 쉬어가자” 예금·MMF로 돈 몰려
“그래도 증시” 재진입 시기 재는 분위기도
시중자금이 갈 곳을 몰라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시장으로 몰려갔고 지난달까지는 주식시장이 블랙홀 역할을 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고 주식시장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예금이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미 ‘몇십%대 수익률’을 맛본 사람들의 ‘마음’을 뺏지는 못하고 있다.

■ 갈 곳 모르는 시중자금 =이달 들어 주식형펀드의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의 집계를 보면, 주식형펀드 잔액은 주가가 고속질주하기 시작한 6월 8조2376억원, 절정기였던 7월 10조9503억원이 급증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진 8월에도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자금이 들어오면서 5조9882억이 늘어났다. 하지만 9월 들어서는 13일 현재 1조334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견줘 3분의 1 수준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뭔가 확실한 모멘텀이 있어야 돈이 몰리는데 지금은 주가가 박스권을 보이면서 자금 유입이 소강 상태”라며 “코스피지수가 100 이상 빠지거나 아니면 다시 2000을 넘겨야 돈이 본격 유입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은 기존의 세금 부담 말고도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자산가들의 관심이 더 멀어져가고 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의 위세에 눌려 한동안 기를 펴지 못하던 은행 예금이 9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7월에 3조6천억원이 감소했고 8월에는 4천억원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3일까지 △국민은행 1411억원 △하나은행 1300억원 △신한은행 5036억원 △우리은행 1095억원 등 4개 은행만 합쳐도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김종득 우리은행 개인전략팀 차장은 “아직 예년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7~8월보다는 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시중 금리가 상승한데다 은행들이 특판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연 6%짜리 정기예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원금 보장에 6% 이자면 괜찮은 조건인데도, 최근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워낙 높아진 탓에 아직 정기예금에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중자금 어디로 갈까? =이렇다 할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모든 자산이 버블이 끼어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조정을 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투자를 멈칫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팀장은 “PB 고객의 경우는 최근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조금 강해졌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이 PB 고객 전용으로 만든 원금 보존 추구형 ELS펀드인 델타펀드에는 이달 들어서 870억원의 돈이 몰렸다. 지난달까지는 판매 규모가 400억~500억원 수준이었다.

백승화 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 팀장은 “고객들 가운데 18~19일(현지 시각)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결정과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정 여부를 지켜보자는 생각이 많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일시 대기성 자금이 들어가는 머니마켓펀드(MMF)는 7월 4조223억원, 8월 2조8250억원이 감소했으나 9월 들어서는 12일 현재 8261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에는 7729억원이 감소했다.

다만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만은 여전히 큰 편이다. ‘그래도 펀드’라는 생각도 많다. 김창수 팀장은 “사람들이 주가가 조정을 받고 나면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릴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주식시장으로 들어갈 타이밍을 저울질을 하는 자금이 꽤 있다고 본다”며 “이런 점에서 주식시장은 아직 잠재력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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