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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무럭무럭 ‘연금보험’ 시장, 하반기 보험업계 각축장

등록 2007-09-13 17:42

국내 연금보험 시장 규모
국내 연금보험 시장 규모
[경제특집] 금융재테크 돈 굴리자
‘노후’ 어디에 맡길까

‘행복 은퇴설계’로 노후 물론 가족보장까지
50살부터 자유 만끽하는 ‘위풍당당 100살’

올 상반기 보험업계는 ‘보장자산’(삼성생명)과 ‘은퇴자산’(대한·교보·미래에셋생명 등)간 영역 수성을 위한 공방이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하반기는 ‘연금보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장으로 급변했다. 1년 사이에 몇조 단위로 몸집을 불려가는 연금보험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연금보험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은 올 초 종신보험 등 보장자산 캠페인에 ‘모두 걸기’(올인)했던 업계 1위 기업 삼성생명이 9월부터 연금자산 브랜드인 ‘프리덤50+’ 시리즈를 들고 본격적으로 연금보험 시장을 두드린 게 기폭제가 됐다.

피보험자의 사망을 전제로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장자산보험을 ‘가족을 위한 사랑상품’으로 표현한다면, 은퇴자산보험은 피보험자의 노후를 염두에 둔 ‘본인 투자상품’으로 대변된다. 이런 면에서 ‘연금보험’은 은퇴자산보험 영역인 셈이다.

종신보험에 주력하던 삼성생명이 느닷없이 은퇴자산 쪽에 타깃을 맞추겠다고 하니, 전체 보험업계가 화들짝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생명이 급작스럽게 새 수익모델을 찾아 나선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올해 총력을 기울인 보장성 상품의 매출 실적이 제자리걸음에 머문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현재 전체 22개 생보사의 보장성 보험료 수입은 2조5508억원으로, 1월의 2조5245억원에 비해 고작 1% 정도 느는 데 그쳤다.

반면, 국내 연금보험 시장 총규모는 2003년 12조500억원에서 2004년 13조1800억원으로, 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16조400억원과 18조3천억원대로 치솟는 등 해가 갈수록 덩치가 커지고 있다.

빅4 업체 가운데 연금보험 캠페인에 가장 먼저 착수한 곳은 대한생명이다. 지난 5월부터 삼성생명의 보장자산 캠페인에 맞서 ‘준비된 노후는 축복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은퇴 준비를 위한 골드에이지 플랜’ 캠페인을 전개했다. 2만여명에 이르는 설계사들을 전부 은퇴설계 전문가로 전환시키고, 은퇴설계 프로그램도 새로 개발하는 등 전사적 마케팅에 나섰다. 때맞춰 은퇴설계를 위한 ‘위풍당당 100세 연금보험’도 내놨다.

비슷한 시기에 교보생명도 ‘노후보장은 물론 가족보장까지’를 기치로 내걸고 연금보험 시장에 상륙했다. ‘무배당 프라임연금보험’도 함께 출시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8월 말 퇴직연금 총서 〈장수사회의 미드필드, 퇴직연금〉을 출간하고, 퇴직연금에 대한 고객 이해도를 높이는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연금보험 설계가 대세를 이룰 ‘행복 은퇴설계 프로젝트’도 시작할 예정이다. 변액보험 전문회사답게 ‘아시아퍼시픽 부동산 변액연금보험’도 같은 시기에 출시했다.

대형사 가운데 막차로 연금자산 시장에 발을 내민 삼성생명은 ‘50세부터 자유를 만끽하라’는 구호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재 35조원인 자사 고객의 총연금자산을 2010년까지 53조원으로 늘리고, 185만명의 고객을 215만명까지 늘린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9월1일부터는 대대적인 연금자산 늘리기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은퇴 이후에 필요한 자금을 한눈에 산출할 수 있는 ‘삼층식 연금분석 서비스’는 업계에서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주식투자 편입비율을 50%까지 늘린 ‘리더스 변액연금보험’을 선발대로 출격시켰다. 그동안 삼성생명이 보여준 변액보험의 투자 포트폴리오 성향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상품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생명 ‘프리덤 50+’, 교보생명 ‘무배당 프라임연금보험’,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부동산 변액보험’, 대한생명 ‘위풍당당 100세 연금보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생명 ‘프리덤 50+’, 교보생명 ‘무배당 프라임연금보험’,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부동산 변액보험’, 대한생명 ‘위풍당당 100세 연금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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