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마이크로크레딧 운영 흐름도
하나은,마이크로크레딧 시작
“중증장애인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적 자립을 돕는 그런 영리사업은 없을까?”(장애인시설 복지사)
“폐식용유와 천연재료를 사용해 수제비누를 만들고 있다. 이걸 제대로 팔 수 없을까?”(은퇴한 노인)
“유기농으로 재배한 사과가 모양이 고르지 못해 제 값을 주고 팔지 못한다. 못생긴 사과지만 제 값 받고 파는 방법이 없을까?”(유기농 재배 농부) 이런 의미 있는 아이디어로 돈도 벌고 사회적 기여도 할 수 있는 소기업을 창업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저금리·무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사업이 시작된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3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 신용대출)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 사업 내용=이번 사업의 실탄(자금)은 하나은행에서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산하에 하나희망재단을 만들고 300억원 규모의 ‘하나희망펀드’를 조성해 대출자금으로 출연한다. 사업의 실질적 콘텐츠는 희망제작소 산하 소기업발전소가 맡는다. 9일 출범한 소기업발전소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한편,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연결해 창업과 기업 경영의 모든 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겨레> 5월31일치 1·5면)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 소기업발전소에 대출을 신청하면 소기업발전소는 △사업 아이디어 △사회적 영향 △성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출을 결정하고, 하나희망재단에서 최종 승인을 한 뒤 대출이 이루어진다. 금리는 연 3~4% 정도 수준이며 한 건당 평균 2억원 정도가 대출될 것으로 보인다. 상환기간도 사업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정해진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실무적인 재단 설립 절차와 내부 정비를 끝낸 뒤 늦어도 9월에는 대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쪽은 부실률을 최대 10%까지 예상하고 있다. 3~4%의 이자만을 받을 경우 300억원의 기금은 점차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하나은행 쪽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추가 출연도 가능하다는 방침이며, 희망제작소도 기부금을 모집하거나 성공한 소기업에서 이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방법 등을 통해 기금을 추가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의미와 목표=하나은행의 이번 사업 결정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은행들이 사회연대은행 등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에 몇 억원 정도를 기부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기금을 조성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 애초 하나은행 쪽은 시장금리 수준의 대출 금리를 받고 대출 과정에도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희망제작소에 모든 과정을 위임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하나은행이 리딩뱅크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이번 사업이 단순히 저소득층 저신용자에게 소액의 ‘급전’을 대출해주는 사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원래 그렇듯이 ‘창업을 통한 자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들이 빈곤 계층의 소규모 1인 창업(평균 대출금액 2천만원 정도)에 주력했다면, 이번 사업은 사회적 가치와 고용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및 소기업 창업을 좀 더 큰 규모로 지원하는 점에서 다르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가 상당 수준 고도화돼 있기 때문에 한국식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필요하다”며 “복지적·시혜적 성격을 넘어 자활 기능과 지속 가능성이 있는 소기업 창출 기능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폐식용유와 천연재료를 사용해 수제비누를 만들고 있다. 이걸 제대로 팔 수 없을까?”(은퇴한 노인)
“유기농으로 재배한 사과가 모양이 고르지 못해 제 값을 주고 팔지 못한다. 못생긴 사과지만 제 값 받고 파는 방법이 없을까?”(유기농 재배 농부) 이런 의미 있는 아이디어로 돈도 벌고 사회적 기여도 할 수 있는 소기업을 창업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저금리·무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사업이 시작된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3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 신용대출)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 사업 내용=이번 사업의 실탄(자금)은 하나은행에서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산하에 하나희망재단을 만들고 300억원 규모의 ‘하나희망펀드’를 조성해 대출자금으로 출연한다. 사업의 실질적 콘텐츠는 희망제작소 산하 소기업발전소가 맡는다. 9일 출범한 소기업발전소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한편,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연결해 창업과 기업 경영의 모든 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겨레> 5월31일치 1·5면)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 소기업발전소에 대출을 신청하면 소기업발전소는 △사업 아이디어 △사회적 영향 △성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출을 결정하고, 하나희망재단에서 최종 승인을 한 뒤 대출이 이루어진다. 금리는 연 3~4% 정도 수준이며 한 건당 평균 2억원 정도가 대출될 것으로 보인다. 상환기간도 사업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정해진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실무적인 재단 설립 절차와 내부 정비를 끝낸 뒤 늦어도 9월에는 대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쪽은 부실률을 최대 10%까지 예상하고 있다. 3~4%의 이자만을 받을 경우 300억원의 기금은 점차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하나은행 쪽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추가 출연도 가능하다는 방침이며, 희망제작소도 기부금을 모집하거나 성공한 소기업에서 이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방법 등을 통해 기금을 추가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의미와 목표=하나은행의 이번 사업 결정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은행들이 사회연대은행 등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에 몇 억원 정도를 기부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기금을 조성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 애초 하나은행 쪽은 시장금리 수준의 대출 금리를 받고 대출 과정에도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희망제작소에 모든 과정을 위임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하나은행이 리딩뱅크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이번 사업이 단순히 저소득층 저신용자에게 소액의 ‘급전’을 대출해주는 사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원래 그렇듯이 ‘창업을 통한 자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들이 빈곤 계층의 소규모 1인 창업(평균 대출금액 2천만원 정도)에 주력했다면, 이번 사업은 사회적 가치와 고용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및 소기업 창업을 좀 더 큰 규모로 지원하는 점에서 다르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가 상당 수준 고도화돼 있기 때문에 한국식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필요하다”며 “복지적·시혜적 성격을 넘어 자활 기능과 지속 가능성이 있는 소기업 창출 기능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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