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승 기조 뚜렷…통화증가율·주가 주시”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콜금리 목표(이하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콜금리가 인상되면 은행들의 대출·예금금리도 또 한차례 크게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를 현재 수준인 4.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시중 과잉 유동성에 대한 강한 우려를 동시에 표명했다. 콜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 총재는 “경기 상승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지난 2~3개월 동안 경제 움직임은 애초 한은이 전망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데, 특히 2분기 움직임은 (전망보다) 조금 더 괜찮은 쪽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금통위가 관심있게 보는 과제는 높은 통화 증가율의 지속 현상”이라며 “이런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 쪽에 과도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주가 급등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두어달 동안 주가 상승 속도가 상당히 빨랐고, 최근 들어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상당히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불안 요소가 있는지 관심을 갖고 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말을 종합해보면, 경기 회복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증가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주가마저 거품 양상을 보인다면 콜금리를 인상해 시중에 풀린 돈을 흡수하겠다는 얘기다. 인상 시기는 이르면 7월, 늦으면 9월쯤으로 예상된다. 또 연말이나 대선이 지난 내년 초에 한차례 추가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콜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면서 국고채 3년물이 전날보다 0.07%포인트나 오른 5.28%에 마감됐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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