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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리 급등세…주택대출 이자에 허리 휠라

등록 2007-04-29 19:47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추이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추이
CD금리 5%대 진입
신용대출금리도 ↑
한은, 돈줄 계속 죌듯

각종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이하 시디) 금리를 비롯한 주요 시장 금리들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빚내서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신용대출 쪽으로 몰리면서 가계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신용 대출 모두 금리 오름세=지난 27일 단기자금 시장에서 실세 콜금리는 전날 연 5.04%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 5.07%까지 상승했다. 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목표인 4.5%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다. 시디 금리도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91일물 시디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5.00%를 기록했다. 시디 금리가 5%대가 된 것은 2003년 3월 이후 4년1개월 만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90%는 변동금리로 시디 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돼서 오른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민은행이 연 5.68~7.28%, 신한은행은 연 5.98~7.08%, 우리은행은 연 5.88~7.18%로 올라가게 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초 한차례 급등했다가 최근 2개월 동안 안정세를 보여왔다.

신용대출 금리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29일 한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시중 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6.58%로 전달보다 0.17%나 급등했다. 이는 2003년 7월의 연 6.89% 이후 3년8개월 만의 최고치다.

한은 당분간 계속 돈줄 죌 듯=금리가 이렇게 오르는 것은 한은을 비롯한 금융 당국이 시중의 돈줄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서 본격적인 시중 유동성 긴축에 나섰다. 최근에는 정부가 외국은행 국내 지점들이 외국 본점에서 무더기로 돈을 꿔오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서면서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 흐름이 꽉 막히게 됐다.

하지만 한은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오진규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운영팀장은 “일시적인 시장 마찰에 의해 자금 경색이 일어났을 뿐, 전체 금융권의 유동성은 부족하지 않다”며 “곧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지준율을 인상했는데도 시중 유동성이 생각보다 줄지 않는 것에 한은이 불만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가까스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부동산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불안하게 보고 있다.


한은은 당분간 시중의 돈줄을 계속 죄고, 금리도 한동안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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