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이상 원리금 연체를 경험한 사람들은 연체가 해소된 이후에도 1년 이상 소비 부진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쓴 ‘고금리에 따른 한계 차주의 소비 부진 정도와 지속성’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30일 이상 원리금 연체를 경험한 차주의 비중은 전체 대출자의 1.8%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표본자료를 이용해 대출계좌와 신용카드를 모두 보유한 차주의 대출상품 연체를 분석한 수치다.
차주들은 연체할 정도로 빚 부담이 큰 만큼 소비할 여력도 없었다. 심지어 연체가 해소되어도 소비 부진은 계속됐다. 보고서는 연체가 해소된 차주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연체 해소 뒤 1분기가 지났음에도 소비 수준(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체 대출자 평균 대비 26%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후 4분기가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평균 대비 18% 낮은 소비 수준을 나타냈다.
고금리 및 경기 부진으로 빚을 연체했던 차주의 소비 부진은 1년 이상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한번 연체에 진입하게 되면 연체 해소 이후에도 장기간 소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연체 위험이 큰 한계 차주가 겪고 있는 소비 부진이 내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차주 단위의 지속적인 부채 수준 관리를 독려하고, 한계 차주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