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로써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카카오그룹 핵심 경영진이 대부분 검찰에 송치됐다.
15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시세조종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를 이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김 센터장을 공개적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지 3주가량 만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이진수·김성수 대표이사와 카카오그룹에 법률자문을 해준 변호사 2명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월 에스엠엔터 인수전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투입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카카오그룹 쪽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체결 가격이나 매도 호가보다 더 높은 가격의 주문을 반복적으로 내는 ‘고가 매수 주문’과 정규장 마감 직전 동시 호가 시간대에 종가에 영향을 주기 위해 호가를 제출하는 ‘종가 관여 주문’ 등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이 과정에 김 센터장 등도 지시·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한 뒤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 특사경이 같은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에스엠엔터 임직원 등도 추가로 검찰에 넘겨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검찰에 송치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은 지난 13일 기소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