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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2차전지 신사업 추진한다더니…열에 여덟은 매출 제로

등록 2023-10-31 16:07수정 2023-11-01 02:35

테마업종 사업 추가 233개 회사 중
해당 매출 발생한 곳은 47개사 뿐
금융감독원 전경. 신소영 기자
금융감독원 전경. 신소영 기자

2차 전지 같은 테마주와 관련된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회사 중에서 실제로 관련 매출을 올린 곳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회사에서는 신사업 발표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점을 이용해 최대주주가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도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부정거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의 신사업 공시 현황 점검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지난 6월 신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공시 의무를 강화한 데 따른 후속조처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2차 전지처럼 ‘뜨는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띄우면서 실제로는 해당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 점검 대상은 2021년 이후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삭제·수정한 적이 있는 상장사 1047곳이다.

이 중에 테마주와 관련된 신사업을 추가한 회사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테마업종과 관련된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한 상장사는 285곳이었다. 금감원이 분석을 위해 선정한 테마업종은 2차 전지와 메타버스, 가상자산(NFT 포함),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19 등 7개다. 이 중 2차 전지와 신재생에너지가 각각 125곳, 92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회사는 대부분 해당 신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2021∼2022년 7개 테마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233곳을 분석해보니, 이 중 129곳(55%)은 사업 추진 내역이 전무했다. 나머지 104개사 중에서도 해당 사업 매출이 발생한 회사는 47곳에 불과했다. 분석 대상인 233개사의 20% 수준이다. 금감원은 다른 사업부문과 구분해 관리할 정도의 유의미한 매출을 낸 회사는 4곳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 내역이 없는 회사들은 대부분 재무·경영 안정성도 낮았다. 129곳 중 43%가 2020∼2022년 연속으로 별도기준 영업손실을 낸 경우에 해당했다. 회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목적을 추가한 경우도 36%에 이르렀다.

일부 회사는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부정거래 정황이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신사업을 추가한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급등했을 때 회사 최대주주나 그와 관련된 인물이 갖고 있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매도하면, 회사는 다시 사업 추진을 철회하는 식이었다. 금감원은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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