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서민 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의 올해 상반기 공급실적이 1조4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공급액 목표치 4조원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에 은행권은 1조4223억원의 새희망홀씨 대출을 공급했다. 새희망홀씨는 은행들이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는 서민 신용대출 상품이다. 소득이나 신용도가 일정 수준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올해 연간 공급액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은행권이 올해 4월 발표한 연간 공급액 목표치는 약 4조원이다. 하반기 공급액이 상반기와 같다면 올해 공급실적은 목표치의 70% 안팎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는 대통령의 주문으로 공급 목표를 대폭 확대할 때부터 예견됐던 상황이라는 평가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돈잔치’를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올해 새희망홀씨 공급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4천억원가량 늘린 바 있다. 2020∼2022년 매년 약 1천억원씩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올해 고금리로 신용대출이 줄어드는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목표였던 셈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상생금융’ 행보로 비슷한 서민금융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급된 것도 새희망홀씨의 저조한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도 목표치를 채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랴부랴 나섰다. 일단 하반기부터 새희망홀씨 자격요건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이거나, 연소득이 4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평점이 하위 20%여야 새희망홀씨를 이용할 수 있었다. 하반기부터는 연소득이 4천만원 이하이거나, 연소득이 5천만원 이하이면서 신용평점이 하위 20%면 된다. 청년 우대금리 적용 대상도 29살 이하에서 34살 이하로 확대됐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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