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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산업은행, 외국금융사에 외화대출채권 매각 가능…수익성 개선 기대

등록 2023-09-18 16:27수정 2023-09-18 16:40

금융위 입법예고
산업은행 전경. 류우종 기자
산업은행 전경. 류우종 기자

앞으로는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기업에 돈을 빌려준 뒤 대출채권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 같은 정책금융기관에 초점을 둔 조처로, 이들 기관의 자산운용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대부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19일부터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달 말까지다.

개정안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금융회사에 대출채권을 매각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현행법령상 대출채권을 양도받을 수 있는 기관은 대부업자와 여신금융회사, 공공기관 등으로 제한된다. 대출채권의 무분별한 유통과 추심을 방지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앞으로 외국 법인·개인을 대상으로 한 외화표시 대출채권에는 대부업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 전략의 일환이다. 산업은행 같은 정책금융기관들은 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해외 인프라 대출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산은이 미국 제이에프케이(JFK)공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 게 대표적 사례다. 문제는 이때 해외에 활성화돼 있는 대출채권 유통시장을 활용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더 유리한 해외투자 선택지가 생기면 과거에 취급한 대출채권을 매각해 자금여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까지는 대출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셈이다.

앞으로는 대출채권 매각을 통해 외화자금을 일찍 회수할 길이 열린다. 정부는 이번 조처가 정책금융기관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책금융기관들이 해외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올해 상반기 말 산은의 외화대출금 잔액은 427억900만달러(약 57조원)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같은 기간 총자산 증가율(5%)을 크게 웃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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