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두산 그룹 전시관에 스마트팜의 사과를 수확, 포장하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협동로봇 제조기업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을 앞두고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유사한 로봇 관련 기업의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어 두산로보틱스의 고평가 논란도 다소 잠잠해진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인 두산로보틱스는 이날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21∼22일에는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2만1천∼2만6천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3612억∼1조6853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 협동로봇 제조업체로, 매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4위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설계된 로봇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삼익티에이치케이(THK)·라온테크·화낙·야스카와 등 4개 기업을 비교집단(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현재 공모가는 2026년 순이익에 비교집단 평균인 주가수익비율(PER) 38배를 적용해 산출했다. 두산로보틱스가 아직 영업적자 상태인 탓에 일각에서는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시각도 있었다.
다만 로봇주들의 상승세로 고평가 논란도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다. 경쟁업체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연초 3만2600원에서 9월11일 21만2500원으로 552% 뛰었고, 뉴로메카의 주가도 같은 기간 1만1750원에서 4만2800원으로 264% 상승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지난 5일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뉴로메카를 포함한 5개 기업을 비교집단으로 선정해 주가매출비율(PSR) 평가 방법도 참고로 제시했다. 주가매출비율은 매출액 대비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성장성은 높지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이 방법을 적용한 공모가격은 1만9천∼2만4천원으로 주가수익비율 방식으로 산출한 공모가 밴드와 차이가 크지 않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예상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과 적정 주가 관점에서 논란이 있을 수는 있으나, 외형과 이익 성장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예측 분위기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두산로보틱스의 12개월 적정 주가를 2만9천원, 2026년 시가총액을 1조9천억원으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재호 디비(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이후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적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65% 오른 14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두산로보틱스의 공모 후 최대주주인 두산의 지분율은 68.2%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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