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케이비손해보험 사장 출신인 양종희(62) 부회장이 낙점됐다. 그간 주로 은행장 출신이 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비의 이례적인 결정이다.
케이비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8일 양종희 부회장과 허인(62) 부회장, 김병호(61) 전 하나은행장을 심층 인터뷰한 뒤 양 부회장을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양 부회장은 세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을 이끈 경험이 없다.
양 부회장은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케이비금융이 되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소통하고 공감하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함께 양종희 후보가 제시한 케이비금융의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과 가치 경영, 강력한 실행의지와 경영철학이 높이 평가됐다”라고 설명했다.
양 부회장은 그룹 내 비은행 자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 2015년 지주 전략기획 상무로 엘아이지(LIG)손해보험 인수 과정에서 전략 수립과 실사 총괄 등을 맡아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6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는 4년 넘게 케이비손보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회사를 업계 4위권 내 안착시키기도 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양 부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국민은행에 입행한 건 1989년으로 2008년 서초역지점장, 2010년 지주 전략기획부장 등을 거쳤다.
양 부회장은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11월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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