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한달여 만에 1300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7원(0.82%) 오른 달러당 1309.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30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0일(1306.5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외환 시장은 전일 대비 소폭 내린 1297.5원에 문을 열어 등락을 이어가다 오후에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현상 때문에 한때 1260원선으로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원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4거래일 누적 상승폭은 35.2원(2.76%)에 이른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하나인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발표가 이론적으로는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금융시장에서는 불안감 확산으로 오히려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져 달러 강세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 외화자금의 이탈과 환율 변동성의 확대 등 전체 금융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매일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과도한 쏠림 현상에는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