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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특례보금자리론 80% ‘새집 마련’ 목적…집값 반등 불쏘시개 되나

등록 2023-07-30 16:44수정 2023-07-31 02:46

시민들이 한 은행에 걸린 특례보금자리론 안내걸개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한 은행에 걸린 특례보금자리론 안내걸개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7월 한 달간 심사를 통과한 특례보금자리론의 80%가 새로 집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와 집값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배경이다. 금융당국도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일부 인상하며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시사했다. 다만 공급 규모에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특례보금자리론 수요의 추이가 주목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30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달 1∼27일 특례보금자리론 심사를 통과한 유효신청 금액은 총 2조4328억원이다. 이 중 80.3%인 1조9537억원이 신규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이었다. 지난달(76.7%)보다 비중이 늘었다. 이달 기존 대출 상환 목적은 14.2%,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은 5.5%에 그쳤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신규주택 구입과 대환대출, 임차보증금 반환 등 3가지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올해 초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집값이 9억원 이하이기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고정금리 정책금융상품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5∼80% 한도 내에서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소득 요건이 없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인기를 끌어왔다. 향후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출시 후 지난 27일까지 심사를 통과한 금액만 30조6688억원으로 금융당국이 예상한 1년 공급액(39조6천억원)의 77.4%에 이른다.

문제는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이 주로 ‘새 집 마련’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도입 취지는 서민·실수요층의 ‘내 집 마련’ 지원과 대환대출을 통한 가계부채의 질 개선(변동금리→고정금리)을 포괄하는데, 최근 효과는 신규 주택 구입에 치중된 셈이다.

이에 따라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반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국내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지난 4∼6월 석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제1금융권 주담대 증가분의 71.6%가 정책모기지론(특례보금자리 포함)에 해당했다. 주담대 증가세는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서울 외곽과 경기·인천 지역에서 가격 9억원 이하의 일부 아파트값은 큰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우려를 의식해 특례보금자리론 인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다음달 11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에는 기존보다 0.25%포인트 높은 연 4.4∼4.7%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출시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다만 이번 조처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공급총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연말까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주된 인기 요인으로 꼽혀온 높은 대출액 한도(5억원)와 디에스알 규제 미적용도 당분간 변함이 없다. 때문에 이번 소폭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충분히 가라앉지 않을 경우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에서도 언급했듯이 가계부채 증가나 부동산 과열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리 조정을 시작한 것”이라며 “남은 기간 가계부채와 주금공의 지원 여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해나갈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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