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날보다 40포인트 이상 떨어져 2590대에서 거래를 마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은 코스닥과 코스피의 일일 거래대금이 우리 증시 사상 각각 역대 1, 3위를 기록한 하루였다. 코스닥지수가 하루 70포인트 넘게 등락하는 등 종일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했다. 2차전지 종목으로 옮겨가려는 수요와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더해지며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26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4.18% 하락한 900.6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장 초반에 상승하면서 장중 고점 945.40으로 전 거래일보다 1.75%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급락하며 5.73% 빠지기도 했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67% 하락한 2592.36으로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역대급 기록을 쏟아냈다. 코스닥 시장에선 역대 가장 많은 1480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이 36조74억원(역대 3위), 코스닥시장이 26조2002억원(역대 1위) 등 총 62조2077억원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날 두 시장 합산 거래대금은 전날 대비 82.9%나 급증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이날 거래대금(7조9795억원)은 거래소 전체 종목을 통틀어 역대 3위를, 에코프로비엠 거래대금(5조5599억원)은 역대 4위를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 거래대금은 역대 1위 금액(삼성전자 8조3972억원, 2021년1월11일)에 거의 육박했다.
증시는 2차전지 관련주에 의해 좌우됐다. 2차전지 관련주 중심으로 공매도 매물과 개인의 순매수세가 맞붙은 가운데, 코스닥 시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은 장중 상승하다 1.52% 하락한 45만5천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 역시 비슷한 차트를 그리며 5.03% 떨어진 122만8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고점 대비로는 각각 22.09%, 20.21% 급락 마감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오전 중 공매도 세력의 숏 커버링에 따라 주가 급등(숏 스퀴즈)이 발생하고, 삼성전자 등을 던지고 2차전지로 투자 종목을 옮겨 가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코스피 하락, 코스닥 상승’ 흐름이 장중에 연출됐을 것으로 본다.
오후 들어서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차익 실현 매물이 두드러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동반 하락 마감했다. 국내 수급을 제외하면 외부 변수의 영향은 미미했다는 것이 지배적 해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특별하게 외부적인 이벤트는 없었다. 워낙 쏠림이 있었기 때문에 차익 실현에 따라 가격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증시 과열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참여자들의 쏠림 현상이 심해져 있고 투자심리의 기복도 큰 상태”라며 “변동성은 양날의 검 같아서 그만큼 다수의 투자자가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별한 외부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아주 파괴적인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일 기준으로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가 있었던 4월26일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도 최근 오름세를 보이며 25일 기준 55조4119억원을 기록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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