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의 부실 우려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새마을금고가 보유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국고채 금리가 올랐고, 코스피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이 더해지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새마을금고가 포함된 ‘종금·상호’ 업계는 이달 들어 채권시장에서 3조214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조1584억원어치 순매수, 지난해 7월 700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건전성 우려에 휩싸인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 차원의 새마을금고 연체율 설명회가 열린 다음 날인 지난 5일에만 종금·상호는 채권 1조64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59%포인트 오른 연 3.735%로 마감했고, 10년물·5년물·2년물 금리도 모두 올랐다. 금리가 올랐다는 건 그만큼 채권 가격이 내려갔다는 의미다.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강승연 디에스(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초에 들어서면서 채권 매수 수요가 높은 시기와 맞물려 있는터라 이번 새마을금고의 매도분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았으나 추가적인 매도 물량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가 새마을금고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채권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고, 매도가 집중된 금융채 스프레드의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은 지에스(GS)건설의 검단 아파트 재시공 결정을 계기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불거진 만큼, 새마을금고 대량 매도에 따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상반기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은 전체 자산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려할 상황은 아니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의 현재 연체율이 타 금융업권보다 높아 이들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이 강화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역시, 견조한 고용지표 등에 따른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새마을금고 우려가 더해지면서 이달 들어 4∼7일 나흘 연속으로 하락 마감했다. 최근 2개월간 매수세를 보였던 기관이 이달 들어 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281억원을 매도하면서 지난달 중순만 해도 2600선이었던 코스피는 7일 2526.71까지 밀렸다. 코스닥지수는 6∼7일 이틀 연속 하락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7일 코스피는 국내 고유 변수로 장중 낙폭을 확대했는데 새마을금고 이슈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금융시장의 위험 프리미엄 상승, 금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취약 부문에 대한 경각심 부각 측면에서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