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국내 은행 연체율이 0.37%를 기록하며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연체율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3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지난 4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7%로 1년 전보다 0.14%포인트 뛰었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잔액 중에서 한 달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잔액의 비중을 일컫는다. 지난 2월 말과 3월 말 연체율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0.11%포인트 올랐던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연체율 0.37%는 2020년 4월 말(0.40%) 이후 최고치다.
새로 발생한 연체금액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한 달간 신규 연체 발생액은 1조8천억원으로 전달보다 1천억원 늘었다. 올해 1∼2월 월간 1조9천억원에서 3월 1조7천억원으로 줄었다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면서 은행들도 연체채권 관리를 평소보다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은행이 매각하거나 상각하는 등 정리한 연체채권의 규모는 9천억원이었다. 통상 연체채권 정리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기 말인 지난 3월(2조4천억원)에 비해서는 적지만, 마찬가지로 분기 초인 올해 1월(6천억원)보다는 늘어난 규모다.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4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34%였는데, 그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이 0.67%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1년 전보다는 0.32%포인트 뛴 것이다. 주담대 연체율은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오르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대출 중에서는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0.41%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1년 전보다 0.22%포인트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금감원은 은행권 연체율의 오름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섰다. 금융회사가 연체채권 정리 규모를 확대하고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의 상승세는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의 평가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장기 추세보다 연체율이 많이 낮으며, 최근의 흐름은 코로나19 때 정책금리 인하 등으로 낮아졌던 연체율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집계한 2010년~2019년 연체율 월평균은 0.78%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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